국제 국제일반

[日本 대지진] 물품 부족에 쓰레기 대란·한파까지…삶을 위한 처절한 사투

■ 이재민들 참상<br>체력 고갈·위생 환경 갈수록 악화<br>식중독·감기 증상 등 호소 잇따라<br>휘발유 부족에 방사선 대피 못하고<br>구호물품도 제때 못받아 고통 가중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 6일째, 최악의 자연재해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이재민들이 정신적인 쇼크에 더해 식량 등 물품 부족과 위생 악화, 그로 인한 체력 고갈과 질병까지 4중, 5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6일에는 이 지역에 매서운 추위까지 몰아치면서 이들의 고충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번 대지진으로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수백명씩 모여 지내는 대피소에서 단수와 휘발유 부족, 오물처리 지연 등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위생환경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식량과 일상용품 부족으로 이재민들의 체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이날 눈바람을 동반한 한파까지 몰아치자 현지에서는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전염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민 진료를 위해 긴급 파견된 의료진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는 센다이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식중독 증상을 호소하는 재해 피해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 부족으로 손을 깨끗하게 씻지 못해 발생한 질병이다. 이와테(岩手)현 가마이시시 재해대책본부도 이날 시내의 한 대피소에서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식료품과 의약품ㆍ방한용품 등이 모두 부족한데다 대피생활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날 추위까지 더해져 감염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추위에 견디지 못한 일부 이재민의 경우 감기 증상에서 폐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식품이나 구호품 상당규모가 이미 재해지역으로 운송을 마쳤다. 지난 12일부터 15일 오전까지 5개 현으로 123만5,000끼분의 식량과 70만병의 음료수가 배송됐다. 하지만 일단 지자체로 도착한 구호품을 각 피난소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트럭의 휘발유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물품 전달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휘발유 부족은 가뜩이나 견디기 힘든 대피소 생활에 쓰레기 대란과 그로 인한 질병 감염 우려까지 더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는 센다이 공항의 경우 쓰레기 처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속되는 대피생활로 현재 센다이 공항에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는 높이 1미터를 넘어설 정도다. 며칠째 썩어가는 오물이 질병의 감염원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센다이시가 15일부터 일부 쓰레기 회수를 개시했고 쓰레기 소각장의 전원도 부분적으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쓰레기 회수차량이 시내 곳곳을 돌기에는 무엇보다 연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휘발유 부족으로 누구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선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후쿠시마(福島)현의 주민들이다. 정부는 30㎞ 밖으로 대피하라며 침착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데다 멀리 대피하려 해도 휘발유 부족으로 발목이 잡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요미우리는 44만명의 약 이재민이 휘발유와 난방용 연료, 식품 등 구호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찰청이 공식 발표하는 재해지역의 사망자 및 행방불명자 수가 16일 정오 현재 1만1,519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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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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