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7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총평/전환기 건축 가능성에 기대

◎심사위원장 김인철 건축사사무소 아르키움/「도시의 여백」 주제 건축에의 접근 다양/대상 「공」은 공간의 낭비 절제 보편성·명료함 갖춰주제로 주어진 「도시의 여백」은 이 시대의 도시를 되돌이켜 보아 양적팽창으로 치달은 결과로부터 숨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을 회복하는 방법을 묻는 것이었다. 입선을 비롯한 입상작들은 다양한 각도로 오늘의 도시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나름대로의 해볍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적 욕망으로 이뤄진 포이동풍경에서 집과 집 사이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A Prototype For The Space In Between」, 국제시장의 혼란을 새로운 상황으로 재구성한 「묻혀진 여백」, 보호의 기능을 다하고 이제는 장벽이 되어버린 창신동 성곽을 새롭게 열어보려는 「경계의 여백」, 같은 의미에서 도시 시설의 기능을 다한 철도와 그 주변을 기억의 장치로 환원시키려 한 「철길 그리고 삶」, 전형적인 모더니즘, 교보빌딩의 밋밋함에 파격의 실마리를 부과하려는 「Deviation Machine」등은 도시의 건축에 대한 접근방식이 흥미롭고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상황설정의 타당성과 작품의 완성도에서 높이 평가된 것이 철로변의 버려진 환경을 활기 넘치는 투명한 공간으로 재생시킨 「Transparency」와 서울역앞 D빌딩의 무모한 덩어리에 과감히 여백을 만들려고 한 「Divided Elevation」이었다. 특히 「Divided Elevation」은 누구라도 생각했을 법한 착상이었지만 그것에 집착해 대안을 제시한 컬럼버스적인 착상이 높이 평가돼 마지막까지 금상의 경쟁작이 됐다. 개발 위주의 도시 만들기에 일침을 놓은 아이디어였다. 도심의 주택 만들기로서 땅위를 열어 두고 땅 아래에 3대를 위한 주거를 계획한 「공」으로 금상이 결정된 것은 도시의 기본단위인 주거공간에 주목한 점과 어디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 과다하게 꾸며지는 공간의 낭비를 절제로 풀어 나간 단순 명료함이 호감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곳에서 그같은 발상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는 것은 도시 문화를 일으키는 건축 하나 하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묻는 시점에 우리가 와 있기 때문이다. 빈 곳은 무작정 가득 채우고 채워진 틀에 기능만 주어지면 그만이었던 것이 이제까지의 관행이었다. 이제 새로운 계기를 모색하는 전환기를 앞서서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 건축과 도시는 미래를 잃고 말 것이기에 입상자를 비롯한 참여자 모두의 가능성에 무한한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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