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유증산' 싸고 OPEC 내분

이란 이어 베네수엘라·리비아도 "반대"<br>쿠웨이트·UAE는 일단 긍정적인 입장<br>21일 '제다회담' 앞두고 분열양상 심화


'원유증산' 싸고 OPEC 내분 이란 이어 베네수엘라·리비아도 "반대"쿠웨이트·UAE는 일단 긍정적인 입장21일 '제다회담' 앞두고 분열양상 심화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오는 22일 제다에서 개최되는 석유 수요국-산유국 회의를 앞두고 원유 증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자는 사우디ㆍ쿠웨이트등 친서방 산유국과 이에 반대하는 이란ㆍ베네수엘라ㆍ리비아 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국제유가 안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OPEC 회원국내 분열과 산유국-수요국 간 견해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라미레즈 석유장관이 “석유 증산 문제는 오는 9월 OPEC 정례 석유장관회담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지난 18일 OPEC의 이란 대표인 모하마드 알리 카티비가 사우디의 증산 결정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이은 것으로, 리비아도 같은 입장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OPEC내 최대 원유 생산국이라는 위상을 앞세워 회원국간 불문율을 깨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반면 7월부터 증산 방침을 밝힌 사우디를 비롯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친 서방 진영은 “배럴당 130달러가 넘는 현재 유가 수준은 지나치며, 시장의 요구가 있다면 증산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안보 등을 이유로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인플레가 10%에 이를 만큼 극심해 물가불안의 진원지인 원유 증산에 부정적이지 않다. FT는 “쿠웨이트와 UAE의 경우 소량 증산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제다 회담에 불참하는 등 OPEC 회원국간 내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뒤를 따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속내도 간단하지 않다. OPEC 회원국들로부터 최대한 지지를 끌어내면서도 원유 증산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국에게도 성의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우선 이번 회담에서 증산 규모를 확정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그 규모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일일 평균 20만배럴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는 또 투기 근절을 위해 국제 유가 시장에 대한 감독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 미국에게는 고유가의 원인이 되고 있는 달러 약세에 대한 시정 요구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사우디를 비롯해 다른 산유국들에게도 증산을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제다 회의에는 한국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하며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를 비롯해 전세계 38개국 대표와 석유관련 31개 기업,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관계자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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