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의 위기를 겪었던 국가공단 입주 중소업체들이 하반기부터 본격 투자에 나선다. 또 공단 입주업체들은 3·4분기 경기를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17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덕규)이 국가산업단지내 중소기업 120개와 대기업 87개 등 207개 업체를 대상으로 하반기 설비투자 동향과 3·4분기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45.9%(92개 업체)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업체는 13.0%(27개 업체)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2.1%(85개 업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설비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상업체중 중소기업은 51.7%(62개 업체), 대기업은 37.9%(33개업체)가 하반기에 설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 하반기 설비투자는 중소기업들이 주도해 나갈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85.7%), 자동차(75.0%), 기계(57.6%), 전자업체(54.3%) 등이 평균치를 넘었으며 섬유와 철강업체는 각각 20.7%, 14.3% 만이 작년 동기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중점 투자부문은 20.4%가 기존시설을 확장을 들었고 37.8%는 시설유지 보수등 재투자를 꼽아 하반기 투자는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시설유지 보수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가공단의 국민경제적 비중은 생산이 117조원(이하 98년 기준)으로 전체산업생산의 31.7%, 수출은 467억달러로 총수출의 35.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3·4분기 가동률은 81.8%=가동률은 98년 7월 68.6%를 저점으로 10월 72.1%, 12월에는 76.6%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산단공은 내수회복과 수출 증가등에 따라 자동차·기계 산업이 회복되고 컴퓨터 산업도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시장에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면서 생산 및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 부문도 호조를 보여 전자업종 전반이 상승무드라고 덧붙였다.
구로공단 전자업종 성황=구로공단의 주력업종은 전자와 섬유다. 최근 컴퓨터 정보통신 단말기의 내수와 수출호조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2·4분기 1조600억원이던 생산은 3·4분기에 1조7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가동률도 1.2%포인트 높아진 75.6%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도 공단들은 자동차호조=반월·시화공단의 주축인 자동차 관련 부품업체들은 자동차 내수와 수출이 좋아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 부평·주안단지는 반도체, 전기·전자의 호조로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남동공단역시 자동차 경기의 영향을 받아 생산이 무려 4.4%(전분기 대비)나 올라간 1조4,750억원, 고용인원도 0.9%가 늘어난 5만1,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구를 제외한 지방공단들도 웃는다=전남 여천공단의 3·4분기 수출은 지난 분기보다 2.8%늘어난 8억9,000만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고가 줄고 있으며 원유 및 유화제품의 일부품목은 가격까지 올라 생산도 같은 폭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 구미공단은 구조조정이 마무리에 들어가고 있는데다 전자산업 수출증가에 힘입어 가동률이 91%를 넘을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조선·유화 등 굵직굵직한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울산·미포·온산 공단은 가동률은 아직 80%대에 이르지 못했지만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경승용차·자동차부품·공작기계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는 경남 창원공단도 투자심리 회복으로 전분기보다 가동률이 1.1%포인트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대구 성서 염색공단은 섬유 및 염색 부문이 극심한 내수·수출부진, 하절기 비수기 진입, 설비과잉에 따른 판매가 하락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HJ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