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먼엘텍, ‘매출은 0원, 투자는 23억원’

`매출이 없어도 기술력만 있으면 자금확보 전혀 문제없다` 매출실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벤처캐피탈로부터 대형투자를 유치한 벤처기업이 화제다. 아크결함 회로차단기(AFCI) 개발업체인 휴먼엘텍(대표 김천연)이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최근 KTB네트워크, LG벤처투자, 아이퍼시픽파트너스 등 5개 투자 회사로부터 23억원을 투자 받았다. 향후 추가로 15억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 9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아크 결함을 원천적으로 검출, 차단하는 전기 안전 장치 개발에 앞서 왔다. 아크 결함이란 낮은 이상전류에 의한 전기적 결함을 말한다. 전선노화 등으로 자주 발생하며 가연성 물질을 발생시켜 전기 화재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휴먼엘텍은 오랜 기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이 장치를 개발하느라 지난 해까지 거의 매출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기술력만큼은 최고 수준임을 국내외에서 인정 받았다. 이 회사가 상용화한 아크결함 회로 차단기는 미국 특허만 4건, 또 국내 특허 1건을 따냈다. 미국내 전기 안전차단기 주요업체인 커틀러 해머(Cutler-Hammer), 쿠퍼(Cooper)사 등에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아 사업협력과 제품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휴먼엘텍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불경기에도 불구, 투자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TB 네트워크 우원명 투자팀장은 "비록 매출은 없지만 높은 기술 수준, 시장선점에 따른 진입장벽 구축, 그리고 관련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휴먼엘텍측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향후 적극적으로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난 해부터 아크 결함 차단기 설치를 의무화해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우리 제품이 많이 쓰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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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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