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안전 참살이族'이 되자

얼마 전 미국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그 피해 수습 과정에서 늑장 대응해 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연방 및 지방정부 모두 비상대처에 실패했다는 질책이 쏟아졌고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온 후진국형 재난관리체계는 전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이런 해외 토픽에나 있을 법한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졌다. 대구 수성구의 ‘목욕탕 폭발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고 48명이 크게 다쳤는가 하면 상주에서 콘서트 입장객 압사사고로 11명의 무고한 생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언제까지 안전불감증이 낳는 예고된 후진국형 안전사고로 고귀한 인명의 희생이 되풀이돼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언론을 통해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할 때마다 다시는 그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재해를 예방하고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재난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 있고 산업자원부는 산하에 전기ㆍ가스 등 각 분야의 안전을 담당하는 기관들을 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크고 작은 사고들을 보면 대부분 안전불감증에서 오는 인재(人災)형 대형 사고인 경우가 많아 이러한 기관들의 활동만으로 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전기나 가스와 같은 에너지들은 분명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지만 자칫 사용하는 사람이 관리를 소홀히 하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때문에 재해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투철한 안전의식이 선행돼야만 한다. 일상생활에서 존재하는 위험에 대비해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만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인재형 대형 사고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 몸짱 만들기와 같은 참살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열풍 속에 문득 개인의 안전 확보를 통해 행복한 삶을 꿈꾸는 ‘안전 참살이족’이라는 이기적인 집단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누전차단기를 확인해보거나 문어발식 코드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전기시설을 점검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고에 대비해 안전의식을 갖는 것은 사고나 재난의 근원적인 예방책이다. 안전 참살이족들의 1계명으로 매달 4일 ‘안전점검의 날’을 ‘안전감사의 날’로 정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이 ‘감사’는 평소에 안전한 전기 사용을 위해 불철주야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전기안전 종사자들에게 ‘감사(感謝)’하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 안전을 점검해보는 ‘감사(監査)’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나와는 무관하다는 안이한 생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스로의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는 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안전감사의 날’을 생활화하도록 해보자. 특히나 겨울철에는 난방용 전열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철저한 안전의식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옛말에 ‘사후약방문’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봐야 이미 늦는 법이다. 스스로 안전 참살이를 위해 철저한 안전점검, 세심한 주의를 생활화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도 ‘안전 참살이족’이 될 수 있도록 안전을 지도하는 것만이 안전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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