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2013년 자산배분 전략

경기 회복세… 주식 비중 50~60%로 늘려라


하반기부터 미·중 경기 개선
외국인 매수로 지수상승 기대
코스피 최고 2300안팎 전망
금 관련 상품·ELS도 관심을


올해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 글로벌 악재들이 연이어 부각되면서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은 지난해 최고점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에 돈을 넣어둔 투자들도 썩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 상황이다. 이제 올해 증시 마감이 20여일 앞으로 다가 오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내년으로 쏠리고 있다. 비록 올해 좋은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다행히 내년에는 국내 증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내년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 회복세를 감안해 주식 투자비중을 올해보다 다소 늘려 50~60% 정도로 가져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또 금을 비롯한 원자재 상품과 주가연계증권(ELS) 등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증권사 9개사의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자산배분과 관련해서는 주식 비중을 50~60% 가량 가져가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 대다수였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채권:현금 비중을 각각 60:10:30, 65:30:5로 제안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식:채권:현금을 50:30:20의 비율로 추천했고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55:35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전망했다.

이준재 센터장은 "현재 채권금리의 절대 레벨이 지나치게 낮아진 상황이어서 채권의 실질 기대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며 "반면 주식시장의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초반으로 저평가돼 있어 주식비중을 채권보다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으며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저가매수 기회 등을 감안했을 때 현금비중을 20% 정도 설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성국 센터장은 "주식 시장은 설사 뚜렷한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순환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 게 돼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주식을 60% 가량 가져가는 게 좋으며 현금비중을 30% 가량 유지해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을 때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비중을 30%로 낮추는 대신 채권 비중을 40~50% 가져가는 게 좋다며 보수적인 전략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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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 센터장은 "내년 1ㆍ4분기까지는 경기하강 국면을 맞을 수 있어 주식비중을 줄여 놓는 게 좋아 포트폴리오에서 30% 가량으로 정해놓고 이후 주식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채권 외에 금 등 원자재 상품에도 관심을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내년 금값은 상반기에 큰 변동성이 없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정책 완화와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금값은 온스당 1,650~1,950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여 현재 1,700달러 중반대보다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의 경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 투자매력이 낮다"며 "주식투자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목적과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금 등 원자재에 대한 투자 비중을 20% 가량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형 상품과 자산배분펀드도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됐다. 내년에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ELS의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고 자산배분 방식의 중위험ㆍ중수익 투자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오성진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든 것처럼 내년에도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수형 ELS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일정 범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조기상환이 가능해 내년에도 적극 투자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주식이나 주식형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내년 국내 증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최근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가 불거지며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가로막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악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현 센터장은 "연초에 일시적인 재정절벽의 충격을 경험한 뒤 1ㆍ4분기에 여야 정치권의 타협을 통해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초에는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를 가로막을 요인이 되겠지만 재정절벽 악재가 해소되면 미국의 소비경기가 점차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재 센터장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올 연말과 내년 초에 고조될 수 있지만 내년 3월 전후로 미국이 부채한도를 상향 조정하며 해결할 것"이라며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고 중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밴드와 관련해서는 1,800 중반~2,300 사이에서 증시가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1,820~2,250)과 현대증권(1,850~2,300), 하나대투증권(1,800~2,200), 신한금융투자(1,830~2,360), 삼성증권(1,900~2,300) 동양증권(1,800~2,340) 등이 비슷한 밴드를 제시했다. KDB대우증권은 이보다 하단이 낮은 1,750~2,200포인트를 전망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상단이 높은 1,780~2,40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지환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투자심리를 위축되면서 지수 상승이 제한되겠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며 미국, 중국 등 G2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외국인 수급이 좋아지며 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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