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동차株 '美 빅3 반사익' 볼까

현대·기아차등 美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 불구<br>車산업 전반에 수요 쇼크 커져…투자 신중을


미국 자동차 ‘빅3’의 위기로 인한 국내 업체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빅3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면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그 공백을 조금이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장기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상당히 먼 미래의 낙관적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 자동차산업 전체의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전체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 실적 측면에서는 당분간 부진을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수혜보다 수요 쇼크 우려=미국의 자동차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미 자동차 빅3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0년만해도 60%를 넘었다. 하지만 이후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 51.1%로 줄었고 올해(10월 기준)는 47.4%까지 떨어졌다. 한국 업체들의 경우 2000년대 2.7%에서 올해 5.2%로 느리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다. 이명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의 무한 자유경쟁체제인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힘겨운 일”이라며 “미국 업체들의 부진으로 내년 자동차시장이 대혼란을 맞으면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과거보다 빨리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M은 지난 12일 내년 1ㆍ4분기 북미지역 생산량을 올해 1ㆍ4분기 생산량 88만5,000대의 절반도 안 되는 42만5,000대로 발표했다. 그만큼 미국 자동차업계의 위기로 생산량 급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일본이나 한국차 업체로서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요 쇼크가 점유율 상승을 희석시킬 만한 악재라고 지적했다. 미국자동차통계기관인 WAR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요는 1,615만대였으며 올해는 이보다 18%가량 줄어든 1,310만대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년 수요 컨센서스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점. 미국 자동차산업전망기관인 CSM은 내년 자동차 수요가 1,18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자동차 수요회복 추세 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아=이처럼 수요 감소에 따른 타격이 빅3의 위기로 인한 수혜보다 강도가 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자동자주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안상준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세계 자동차수요가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미국 빅3의 구조조정이 완료되기 전에 부품업체들의 도산, 매출채권 부실우려 등 자동차산업 전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희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업 증가로 인한 자동차 수요 급감, 재고 자동차의 ‘땡처리’에 따른 할인폭 확대 등 자동차시장을 교란시킬 만한 악재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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