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제원자재 가격 10% 오르면 국내 생산비 1.2% 올라갈 것"

10년새 200兆 늘어… "국제가격 10% 오르면 국내 생산비 1.2% 증가"<br>산업硏 '국제원자재…' 세미나<br>"사전예측 시스템 확충 필요"

20일 서울 동대문구 산업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산업별 영향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진면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중간원자재 다소비 형태로 변하며 원자재 가격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입 원자재 비중이 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ㆍ석탄ㆍ철광석 등 주요 국제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전산업의 생산비가 1.2%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산업연구원이 주최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산업별 영향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주요 원자재를 둘러싸고 국내 산업계의 파장과 대안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산업별 영향은 공공요금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전기와 수도∙가스가 5.9%로 가장 충격이 컸고 제조업 1.7%에 이어 광업 1.0%, 건설업 0.7%, 농림수산업 0.5%, 서비스업 0.4% 순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내에서도 수출 주력업종의 생산비 상승은 원유가 주원료인 석유화학이 2.2%로 컸고 일반기계와 자동차도 0.8%, 0.6%로 비교적 높았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급락한 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지난해 중반 이후 30%가량 급상승하며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구조가 수입원자재를 중간재로 많이 쓰는 형태로 바뀌면서 충격파가 큰 상황이다. 수입원자재 중간투입률은 지난 2000년 2.8%에서 2008년에는 5.1%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원자재 수입액도 2000년 815억달러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8%였으나 지난해에는 2,495억달러까지 치솟으며 총수입 대비 비중이 59%까지 올라갔다. 10년 동안 원자재 수입액이 200조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 '기초소재의 수입원료가 상승→부품∙중간재 원가 상승→최종소비재 가격 상승' 이라는 연쇄적 생산비 상승구조를 형성해 결국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 경제의 높은 원자재 수입의존도, 최근의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맞물리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특히 수출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에 따른 경제성장 저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려면 우선 원자재와 관련된 각종 지원제도를 기업들이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종합적으로 안내할 시스템이 없어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4년 구축된 원자재 가격 조기경보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사전예측 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원자재 유통업체의 매점매석, 환차익을 포함한 가격담합 행위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원자재와 에너지 소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설비나 생산공정을 개선하고 해외원자재 공급원 다변화를 위해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대한 해외자원개발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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