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12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3월 말까지 열린다. 올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거나 지분경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 감자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 등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ㆍ일명 장하성펀드)의 주주행동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 관심이다. 또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주제안’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주요 기업들 가운데서는 12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6일 현대해상, 23일 포스코, 27일 태평양이 주총을 개최한다. 특히 28일에는 삼성전자ㆍ전기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CJ, LG필립스LCD, SBS 등 모두 33개 상장사가 주총을 계획하고 있어서 ‘슈퍼 주총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에는 2일 SK네트웍스, 9일 현대차, 대림산업, 16일 KT, 기아차, 농심 등이 주총을 연다. 우선 부자간 경영권 분쟁 중인 동아제약은 강신호 회장의 2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회장에서 물러나는 강 회장과 미래에셋 등 주요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향방이 관심이다. 1월 말부터 주가가 30%가량 급등한 한진해운은 이스라엘 해운재벌 새미 오퍼 측이 지분율을 12.76%까지 높인 상태여서 주총에서 어떤 의사표시를 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회사측은 “최근 주가상승은 운임 강세에 따른 것으로 현재 회사 우호지분이 40%가 넘고 새미 오퍼측도 단순투자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 문제가 주총에서 이슈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SBS는 지주사 전환 추진과정에서 최대주주인 태영과 다른 주주사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 전환시 태영은 보유지분을 지주사에 넘길 수 있지만 일진전기 등 12개사는 방송법 때문에 현물출자를 할 수 없어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하성펀드가 5%이상 지분공시를 한 8개사 가우데 벽산건설은 주식 소각과 관계사와의 거래중단 등을 놓고 장 펀드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8개사 외에 장 펀드가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10여개의 기업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톡옵션을 폐지하는 대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6명에게 장기 성과보수 명목으로 최대 7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동신에스엔티, 엔터원, 팝콘필름, 마틴미디어, HK저축은행 등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감자에 대해 승인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일반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전망이다. 솔빛텔레콤은 지난해 말 부결된 우회상장을 위한 합병안을 이번 주총에 다시 안건으로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기업이익 감소로 인해 배당이 2년 연속 크게 줄어들 예정이어서 ‘쥐꼬리 배당’문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5%이상 보유한 코스피 상장기업수가 각각 192개와 526개(작년 말 기준)로 전년대비 7.87%, 16.9%씩 늘어나 주총에서 이들의 입김이 커질 전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에는 기관들이 주총에서 소극적인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주주가치 제고 명분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