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금융시장 공식이 깨진다

'美 주가-유가' '유가-달러' 정비례 관계등… 시장 불확실성 가중 영향<br>엔화 가치와 뉴욕 주가도… 최근 반비례 관계로 변화


최근들어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면서 시장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뉴욕 주가와 에너지 가격 ▲유가와 달러 ▲엔화 가치와 뉴욕 주가의 관계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발 신용경색의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예측할수 없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뉴욕 증시와 달러, 상품 가격등 금융자산의 상관관계가 예전과 반대로 움직이거나 동조 현상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오랫 동안 뉴욕 증시와 동조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07년부터 뉴욕 주가와 유가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 한주간 다우존스 지수가 4% 가까이 오르며 1,860억달러의 자금이 증시에 몰린 반면 서브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 선물가격은 무려 16.3달러(11.2%)나 급락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에너지 시장에 매수 포지션을 걸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내셔널 뱅크 파이낸셜에 따르면 이같이 증시와 유가의 관계가 역행한 것은 거의 18년만의 일이다. 지난주 처럼 유가가 하락하자 주가가 상승한 것은 유가상승-금융주 하락의 새로운 공식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예상밖 실적호조 등으로 증시가 급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투자 포지션을 청산했기 때문이다. 그간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수요에 대한 기대 상승으로 원유상품에 대거 투자를 늘려 국제유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이에 반해 금융주는 신용경색 복병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약 4,000억달러의 손실을 내며 폭락을 거듭했다. 고유가가 경기를 악화시키고 경기에 대한 불안이 증시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지난 몇 년간 저금리 엔화를 사들여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경우 서브프라임 부실로 전 세계 시장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면서 투자 매력을 잃고 있다. 뉴욕 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S&P500 지수와 비례하며 움직이던 엔화는 최근들어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동조현상을 탈피하고 있다. 올초 대비 S&P지수는 14% 떨어진 반면 엔화는 5% 오르는 데 그쳤다. 리먼브러더스의 브렌트 도넬리 외환 트레이더는 “주식 ‘팔자’와 엔화 ‘사자’ 전략이 활발했던 시기가 끝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와 달러화의 관계는 십수년 전과 비교해 최근 몇 년간 이미 중장기적인 변화를 보여온 축에 해당한다. 유가와 달러 가치는 1980년대 이후 정비례 곡선을 그려왔지만, 지난 2002년부터 2005년을 정점으로 반비례 관계로 돌변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주 공청회에서 “달러약세가 유가폭등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맞지만 이들의 인과관계는 복잡하고 양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한편 WSJ는 지난주 이례적인 유가 폭락과 금융주 랠리는 시장정서에 맞춰 상품시장에 투기적 매수를 즐기는 ‘모멘텀 투자자’들이 패배하고, 펀더멘털과 저가매수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 투자자’들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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