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의 원수는 왜놈…원수 꼭 갚아라"

일제강점기 아들에게 日軍 응징 당부하는 어머니 서신 공개<br>일제 만행 정도를 가늠케 해주는 사료로 평가돼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에 끌려간 아들을 둔 어머니가 일제만행을 고발하며 복수할 것을 아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의 서신이 13일 공개됐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으로부터 입수해 이날 공개한이 편지는 "내가 죽은 뒤 나의 아들 김명진에게 전해주시요"라고 시작되며 일제의 만행이 얼마나 극악무도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사료로 평가된다. 이 여성은 "나의 사랑하는 명진아, 우리 집안 식구 다섯 사람은 왜놈 때문에 모두 굶어 죽었다. 나는 너의 아버지를 따라가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 편지에는 또 "네가 왜놈의 병정으로 뽑혀간 그 이튿날부터 순사와 면서기놈들은 날마다 우리 집에 와서 쌀을 뒤져서 빼앗아 가고, 배급은 눈곱 만큼 주기 때문에 집안 식구는 굶어 죽었다"라고 쓰여져있다. 이 여성은 "너 어미아비 죽인 원수를 꼭 갚아달라"며 "너는 왜놈들의 군대에 있는 동안 온갖 방법을 다해 왜놈의 대포와, 탱크, 비행기를 비밀리에 파괴하고 못쓰게 만들어라"고 주문했다. "더 (일본군에) 있지 못할 경우 왜놈의 장관을 죽이고 중요한 문서를 훔쳐 우리독립군이나 (동)맹군대로 달아나 힘을 합쳐 원수 왜놈과 끝까지 싸워라"고 당부하는내용도 적혀있다. 이 여성은 "명진아 나는 간다. 이것이 나의 절명서이다"라며 자결할 뜻임을 다시 한 번 내비췬 뒤 "꼭 원수 갚아라. 원수는 왜놈이다. 사월 십일. 어미 그림"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 편지는 김우전 광복회장이 광복군으로 활동할 시기인 1945년 4월 직접 쓴 '일본군내 한인 투쟁지침 전단'과 함께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견된 점에 비춰해방 직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편지 전문. 『명진 보아라. (내가 죽은뒤에 이 편지를 나의 아들 김명진이게게 전해주시요) 나의 사랑하는 명진아, 우리집안 식구 다섯 사람은 모두 왜놈 때문에 굴머죽었다. 명진아, 나는 너의 아버지를 따라 가겠다. 너는 너의 힘과 지혜를 다하여 너의목숨이 끈어질때까지 원수 왜놈과 싸워라. 너의 아버지와 어린 동생 세사람은 모두 굴머죽었다. 네가 왜놈의 병정으로 뽑혀간 그 이튿날부터 순사와 면서기놈들은 날마다 우리집에와서 쌀을 뒤저서 빼아서가고, 배급은 눈꼽 만큼 주기 때문에 집안 식구는 굴머죽었다. 명진아 너 어미아비 죽인 원수를 꼭 갚아줘. 너느 왜놈들의 군대에 있는 동안에온갓 방법을 다하여 왜놈의 대포와 탱크차와 비행기를 비밀히 파괴하야 못쓰게 만드러라. 그리고 더 있지 못하게 되거든 왜놈의 장관을 죽이고 중요한 문서를 훔쳐가지고우리 독립군이나 (동)맹군군대로 달아나서 힘을 합하여 원수 왜놈과 끝까지 싸워라. 명진아 나는 간다. 이것이 나의 절명서이다. 꼭 원수 갚아라. 우리 원수는 왜놈이다. 사월 십일. 어미 그림. 숙자』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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