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발병과 흡연 사이 관계에 대해 다퉈온 ‘담배 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15일 나올 예정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송이 시작된 지 12년이 지난 담배 소송은 1심에서는 소송을 제기한 흡연자들이 졌지만 흡연에 대한 여론이 사뭇 달라진 터라 2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성기문 부장판사)는 “폐암 발병원인은 흡연”이라고 주장하는 환자와 가족 등 27명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15일 선고한다.
지난 199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담배 소송의 쟁점은 흡연과 원고들의 폐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지에 맞춰졌다. 담배 제조사인 KT&G가 의도적으로 니코틴 함량을 높이거나 암모니아 화합물 등을 첨가해 흡연의 유해성을 높였는지도 논란 거리다.
2007년 1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조경란 부장판사)는 KT&G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담배를 오래 피웠다는 것만으로 폐암이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흡연 외에도 식습관, 주량, 대기오염 등 다양한 이유가 폐암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본 의학적 소견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12년 가까이 폐암 환자들의 변호를 맡은 배금자(50) 변호사는 “담배에 암모니아 화합물을 첨가해 니코틴 흡수를 촉진하는 등 흡연 유해성을 증가시켰다”며 제조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T&G 측 법률 대리를 담당한 박교선(47,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담배 첨가물은 모두 FDA 승인을 받은 것들이며 연기의 독성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며 “담배는 엽연초와 필터, 덤페이퍼로 이뤄진 단순한 구조로서 복잡한 기술을 적용한 제품에 적용되는 제조물 책임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앞서 ‘담배소송’을 시작한 미국에서는 90년대부터 흡연자들이 거대 담배 기업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시작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09년 필립모리스사에게 흡연이 끼친 피해를 인정하고 8,080만 달러(한화 약 900억원)를 배상하도록 판결하기도 했다. 비슷한 논리로 전개되어온 한국의 ‘담배소송’항소심에서 원고가 이긴다면 장기간 담배를 폈던 폐암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