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구조조정 공포… 산타랠리 실종

정부 발표로 건설·조선주·은행주 일제히 급락<br>경기 악화 재료 재부각…변동성 장세 불가피<br>"폭탄 제거돼 장기적으론 긍정적 영향" 분석도



구조조정 공포로 시장을 덮었다. 건설업과 조선업종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가 한동안 수면 아래 잠수해 있던 경기악화 재료를 끌어올린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에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변동성 높은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작업이 회생 불가능한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신뢰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타랠리’ 끝났나=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80포인트(1.38%) 떨어진 1,128.51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 연속 하락 마감으로 12월의 ‘산타랠리’ 약발이 다해가는 분위기다. 특히 전날 정부가 천명한 구조조정 대상 업종(건설ㆍ조선업)과 부실 채권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은행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업종과 운수장비(조선주 포함) 업종이 각각 2.81%, 3.71% 떨어졌으며 금융업종 역시 2.33% 하락했다. 조선주는 대우조선해양이 8.15% 떨어지는 등 현대중공업(-3.43%), 삼성중공업(-4.50%), 한진중공업(-5.79%), STX조선(-6.20%)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건설주는 벽산건설이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것을 비롯, 두산건설(-6.79%), 대림산업(-5.71%), GS건설(-3.75%), 대우건설(-5.36%) 등이 하락했다. 은행주도 우리금융(-5.76%), 기업은행(-3.85%), 하나금융지주(-3.67%), KB금융(-4.49%) 등이 모두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정책 기대감에 대한 약효가 떨어지고 그 사이를 구조조정 등 경기악화 이슈가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의 무게가 아래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동안 배당수익 등을 감안해 기관들이 쌓아놨던 프로그램 물량이 26일 배당 기산일 이후 쏟아져 나올 우려까지 있어 당분간 횡보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될 듯=결국 각국의 잇따른 정책 대응에 가려져 있던 묵은 숙제들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는 점에서 이를 해결할 때까지 변동성 장세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의 총력 대응으로 인한 기술적 반등 성격은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경제지표 악화, 기업실적 부진, 구조조정 본격화 등 미뤄 놓은 숙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주가 부침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조조정 작업이 ‘위험한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은 ▦시장의 불확실성 및 은행ㆍ우량 기업의 연쇄부실 우려 해소 ▦정부 지원 자금의 효율성 증대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 이슈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IMF 외환 위기 때의 구조조정 기간(1998년6월 기업 구조조정위원회 발족에서 1999년 말까지) 동안 코스피는 3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까지 수직 상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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