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B금융-현대차의 '밀월'

현대차가 HMC에 맡긴 퇴직연금 가운데 1200억원<br>어윤대 회장 취임후 KB 예금으로 유치 '친분 과시'<br>고려대 은사-제자 '깊은 인연'… 서로 자문구하기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유달리 영업전선을 많이 찾는다. 지주회사가 계열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만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딴판이다.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가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에 운용을 맡긴 퇴직연금 가운데 1,200억원을 예금(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유치해낸 것이다. 물론 현대차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등도 퇴직연금 관리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KB가 적지 않은 물량을 받아낸 것에는 어 회장의 힘이 컸다는 후문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현대자동차의 밀월관계가 금융권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어 회장 취임 이후 부쩍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문제까지 나왔기 때문. 두 회사는 최근 들어 유달리 깊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특히 어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간의 친밀감은 매우 특별하다. 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바로 어 회장이 그의 은사다. 정 부회장은 종종 어 회장을 찾아 자문을 구할 정도로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 회장도 지난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오기 전까지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어 회장은 4월에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이 자동차공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도 현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임 사장은 지난해 초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로 근무하다 KB지주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회사 간 관계가 결정적으로 입증된 것은 현대건설 문제로 현대차와 외환은행 사이가 벌어졌을 때. 당시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물을 먹은' 현대차는 외환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고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것도 검토했다. 이때 나온 대안이 국민은행이었다. KB금융그룹의 관계자는 "당시 주거래은행을 우리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말들이 오갔다"며 "하지만 나중에 현대차가 다시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들어갔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어 회장이 현대차그룹 측과는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며 "최고경영자(CEO) 간 친분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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