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미 통상압력에 예방적 대책을

올해도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의 수출입환경을 악화시켜 무역수지 흑자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입수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통상정책 백서」에서 미국은 한국이 특정 산업분야에서 높은 수입장벽을 쌓고 있고 국제 규범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통상정책 백서는 지난해의 정책결과를 평가하고 올해의 통상의제를 선정하는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적지않은 관심을 끈다. 이번 백서가 그렇다고 새로운 것도 아니며 과거와 다른 색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도 어느해 못지않게 미국의 대한 통상압력이 강화되고 양국간 통상마찰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올해들어 수출이 둔화되고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서 미국의 통상압력은 우리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대미 통상환경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유는 미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한국 상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내리막 길(98년 2.6%)에서 이제 겨우 회복단계(99년 3.1%)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우리의 무역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으며 국제원자재 가격은 치솟고 있다.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수입이 폭증하고 있는데에 원유가격마저 폭등하여 무역수지를 압박하고 있다. 무역적자를 부작용이 불가피한 밀어내기 수출로 겨우 메우고 있을 정도다. 이런 추세에 미국의 통상압력까지 겹치게 되면 수입은 더 줄고 수입은 많이 늘어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킬게 분명하다. 자칫 올해 무역수지 흑자목표 120억달러 달성은 커녕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 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위기의 단초를 열고 경제개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현실화되고 마찰로 치닫기 전에 예방적 전략과 대책이 요구된다. 물론 미국의 평가와 주장은 다분히 강대국 논리와 자국 이익만을 노린 억지가 섞여 있다. 일방적인 압력이나 밀어붙이기가 국제무대에서 통해서는 안되지만 힘이 앞서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부딪치기 전에 내부 정비를 통한 예방이 최선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같은 처지의 국가들과 공조를 통해 공세적 전략을 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의 통상외교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믿는다.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밀리고 양보하거나 감성에 기대어 애원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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