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핵문제 평화적 해결 여지" 촉각

美에 "北체제 안전보장·경제지원" 압박<br>정부 "긍정적 메시지" 기대속 신중한 반응

"핵문제 평화적 해결 여지" 촉각 美에 "北체제 안전보장·경제지원" 압박정부 "긍정적 메시지" 기대속 신중한 반응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자 회담 복귀 발언은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치닫던 북핵 협상에 새로운 국면 전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일단 대화 쪽에 비중을 두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에 출석, "6자 회담 참가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긍정적인 메시지"라며 반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에 대해 북한이 6자 회담의 틀을 인정한다는 점 등을 대내외에 알려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미국의 추가적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왜 갑자기 입장 변했나=지난 2월10일 핵 보유 선언을 하면서 무기한 6자 회담 불참을 선언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더욱이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밝힌 ▦조선반도의 비핵화 ▦대화의 평화적 방법에 위한 해결 ▦6자 회담 성공을 위한 노력 등의 원칙은 우리 정부의 '대북 3대 원칙'과 사실상 별 차이가 없는데다 북한 최고책임자가 이를 밝힌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처럼 북한이 '온건 카드'를 들고 나온 데에는 미국ㆍ일본ㆍ중국ㆍ한국 등의 정치ㆍ경제적 압박 등이 적잖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미국과 일본은 "남북경협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거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검토한다"는 등의 고강도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의 가장 강력한 우방인 중국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하는 등 북한의 참여를 강력히 종용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성공단사업, 금강산 사업, 남한의 비료ㆍ쌀 지원 등에 힘입어 회생조짐을 보이던 북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 결국은 미국과 담판=김 위원장은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미국이 '체제안전'과 '경제 협력' 등의 실질적인 보장을 해줘야만 이른바 '성숙한 조건'이 형성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쿵취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6자 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북미 양자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공'은 이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이 북한 최고당국자의 발언을 무시하고 기존의 입장만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유연성을 발휘할지에 따라 6자 회담의 개시 여부가 논의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한 강연에서 "중국 측의 입장을 확실히 들어봐야 한다. 공식 답변은 (아직)없다"면서도 "미국이 지난해 6월에 마련한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며 북한이 원한다면 미국은 추가설명을 할 준비가 돼 있고 북한이 회담장에 돌아오면 설명하겠다. 그(김정일)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국 입장에선 분명한 북한의 입장을 파악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기엔 아직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부, 후속대책 분주=외교부와 통일부 등은 일단 김 위원장의 발언을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진의 파악에 주력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반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을 통해 "6자 회담 참여국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다자 차원에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지 체제보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북한도 개혁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대외개방은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밝힘으로써 우리가 걱정했던 최악의 상황, 즉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또 남북 대화와 북핵 6자 회담 등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개성공단 개발 등 남북협력 사업들은 예정대로 진행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용호 기자 chamgil@sed.co.kr 입력시간 : 2005-02-2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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