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신선한 화제를 몰고온 대림산업과 한화종합화학의 자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당초 호남석유화학까지 참여하는 3자 빅딜로 추진됐으나 호남석유화학의 거절로 무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18일 『대림과 한화로부터 호남의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넘기고 그들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공장을 받으라는 제의가 있었다』며 『면밀히 검토한 결과 우리쪽의 실익이 없어 거절했다』고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이 이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3개사가 참여하는 3각 빅딜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현재 여천단지에 입주해있는 업체는 대림과 한화외에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등 4개사. 에틸렌생산능력을 기준으로 대림산업이 73만톤으로 가장 많고 LG가 63만톤, 한화가 49만톤, 호남이 46만톤이다.
지난 14일 발표대로 대림산업과 한화종합화학이 나프타분해공장(NCC)을 통합, 별도법인을 설립할 경우 연간생산규모는 122만톤. 여기에 호남석유화학이 합류했다면 그 규모는 168만톤으로 불어날 수 있었다. 이는 빅딜을 추진 중인 대산단지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칠 경우 생산규모인 150만톤보다도 많아 명실상부한 아시아 1위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사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대림산업 인수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저금리, 저환율에 힘입어 대림산업의 자금사정이 약간씩 나아지면서 매각보다는 합작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그 상대로 한화를 꼽았던 것.
석유화학업계는 앞으로 여천단지의 4개 업체간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속빅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여천단지 빅딜을 주도하려던 LG화학이나 생산원료인 에틸렌이 모자라 대림산업인수를 추진했던 호남석유화학은 아직도 덩치키우기에 상당히 미련을 갖고있다.
업계는 특히 풍부한 자금력에 불구, 에틸렌 공급부족으로 장기적인 독자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호남석유화학이 대림·한화와 협력을 모색하거나 LG화학과 손을 잡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할 것으로 보고있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