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바레인 사태, 국제전으로 변질 조짐

시아파-수니파 종파분쟁 격화<br>오바마 "폭력 자제를" 강력 요구

수니파 왕정의 퇴진을 촉구하는 바레인 시아파 국민의 시위에 인근 수니파 국가 군대까지 투입돼 강제 진압하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사우디 시아파는 물론 이란과 이라크 등 중동 시아파 국가들까지 일제히 반발, 중동 지역의 종파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의 민주화 시위가 국제전으로 변질될 조짐까지 보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과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 각각 전화를 걸어 바레인 폭력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최대한의 자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도 하마드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개혁을 촉구했다. 영국은 또 16일 바레인 거주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바레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인 16일 시위 중심지인 수도 마니마의 진주광장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 시위대 해산 작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고 차량으로 경찰들을 밀어붙이며 저항에 나섰지만 결국 2시간 만에 진압됐다. 바레인 정부는 별도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집회와 시위를 전면 금지시켰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시위 참가자 3명, 경찰 3명 등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레인 정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자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6일 "바레인 국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매우 추악한 방식이며 범죄 행위"라며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이들이 어떻게 국가를 통치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국군의 개입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종파 간 분쟁을 심화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각각 수천명의 시아파 무슬림이 참여해 바레인과 사우디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내 시아파들도 16일 동부 알카티프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갖고 바레인 왕정을 규탄했다. 한편 CNN머니는 '중동 금융허브'인 바레인에서 대대적인 시위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바레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660억달러 규모의 이슬람 금융 허브로 지난해 100억달러의 뮤추얼펀드가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 사이 부유층 프라이빗 뱅킹(PB) 예치금의 15~20%가 빠져나갔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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