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축표준화제 시작부터 “삐걱”/지자체·업계

◎준비기간·인식부족 내달 실시 불투명건설교통부가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실행키로 한 건축표준화가 당국의 준비부족과 관련업계 및 건축 인허가를 맡고 있는 자치단체의 인식부족 등으로 6월 실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12일 건교부와 관련업계 및 자치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당장 20가구 이상 아파트설계의 경우 정부가 규정한 표준화설계지침에 따라 설계해야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 관련기관과 업계 모두 준비되지 않아 실시가 사실상 불투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3월25일 「건설분야 표준화사업계획」 발표를 통해 오는 6월부터는 아파트설계의 경우 표준화설계를 반드시 하도록 했고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공사에서 사용되는 석고판·보통합판 등 18종의 건축자재는 새로운 표준규격 자재만을 사용토록 했다. 건설표준화의 첫 시도인 「아파트 표준화설계」가 시행 20여일을 앞둔 현재까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이다. 12일 현재 수도권지역 일부와 주택공사 등에 아파트 설계를 납품하기 위해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K건축, S종합건축, T건축, B건축 등 대규모 건축사사무소들도 표준화설계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등 서울시 일원의 자치단체는 물론 경기도 용인군, 고양군 등 수도권 일대의 자치단체들도 한결같이 『준비기간도 주지 않은 채 갑자기 실행을 추진함으로써 어떤 검사를 통해 건축사업승인을 해야 할지 속수무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건축자재업계의 입장도 역시 표준화 의무시행에 대해 부정적이다. 인천의 대형 철근생산업체인 I제철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현행 12㎜철근 규격을 6㎜로 갑자기 바꿀 경우 현재 이 제품에 대한 수요예측이 안되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형 합판생산업체인 H사의 생산라인 모부장은 『자재표준화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잘 모르고 있다』고 밝히고 『표준화자재가 제대로 생산되려면 우선 건축설계는 물론 시공현장에까지 완전한 표준화 실행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건설표준화 작업은 이미 30여년전부터 예고된 것임에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우선 당장 6월 시행과정에 혼란이 있더라도「설계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박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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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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