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치뤄진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부패와 인권침해 혐의로 수감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35)와 육군 중령 출신인 페루승리당의 오얀타 우말라(47)가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결선 투표는 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4,000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최종 투표 결과는 선거가 끝나고 하루나 이틀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선거 전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후지모리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체 투표자 중 10%가 기권하거나 무기명으로 투표할 것으로 예상돼 막판까지 유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의 후지모리와 좌파 성향의 우말라는 선거기간 동안 자신들의 약점을 메우는 동시에 페루 전체 인구 중 1,000만 명에 해당하는 빈곤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 힘써왔다.
후지모리의 경우 타락한 정치인으로 낙인 찍힌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난 10년간 전례 없는 성장을 이끈 자유시장경제모델의 유지를 약속하며 투자자, 언론, 그리고 보수적인 성향의 전 대통령 후보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우말라는 2006년 대선 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극단적인 성향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멀리하고 대신 중도좌파 성향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노선을 따르기로 했으다. 또 빈곤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가 부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통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두 후보의 실제 정책과 과거 행적에 큰 차이가 없어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