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조정국면에 필요한 지혜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설상가상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시기다. 올 4·4분기 글로벌 증시의 출발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와 달러 강세 등으로 불안했다. 여기에 유로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높아지면서 지수 하락뿐 아니라 대형주들의 주가 변동성도 높아졌다. 지난 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3.4%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또 내년 성장률도 3.8%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경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라는 사인을 투자자들에게 보낸 것이다.


IMF가 세계 경제의 성장 촉진을 위해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을 강조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통화 정책뿐 아니라 균형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줬고 정책 공조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진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유럽의 경제지표 부진이 보다 가속화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이 심화된다면 2009~2010년과 같이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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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과 10월 들어 외국인 자금은 한국 등과 같은 신흥 아시아 증시에서 이탈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물론 국내의 경우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도 수급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4조1,000억원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4분기(10조2,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물론 일부 중국 관련 소비재 기업의 실적은 양호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상대적 원화 강세로 대형 수출기업 부진 우려가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어려운 환경에도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업 투자의 주체와 성격이 변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과 같은 기업의 설비 투자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음(035720)이나 NAVER와 같은 기업들이 M&A나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바이오·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뉴노멀'이라는 저성장 시대에 성장을 찾기 위한 기업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한편으로는 고배당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금의 증시는 글로벌 경제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어 변동성이 큰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려움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고배당의 매력은 커지고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아진다. 저평가된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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