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 금융위기 진행"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br>조지 소로스'세계 자본주의 종말'예언 이어 다시 시장에 경고 메시지<br>위기때마다 美정부 개입 시장에 잘못된 자신감 부추겨<br>美와 상관없이 中·印성장 지속 세계경제 어지럽힐 파장 낳을수도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다.” ‘자본주의 철학자’ ‘철학이란 탈을 쓴 희대의 투기꾼’ 등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1990년대 말 ‘세계 자본주의 종말’을 예언했던 그가 10년 만에 다시 세계 금융시장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주택 버블 위에 지난 25년간 유동성 버블이 얹혀 슈퍼 버블을 만들었고, 이제 더 이상 거품을 지탱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기축통화로서의 유리한 점을 누렸던 미국 경제의 한 시대가 종결되고 이로인해 형성됐던 장기간의 안정성이 무너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 동안 미국에 수차례의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개입해 시스템 붕괴를 막아 투자자와 일반 대중에게 자신감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러나 정부가 항상 책임져줄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때문에 과거의 위기가 신용팽창을 가속화했고, 잘못된 시장의 자신감을 강화시켜 버블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미국은 경기침체와 세계적인 달러화 기피 추세 증대라는 두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어 미국 경제는 더욱 둔화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책은 세계 금융계를 뒤덮은 위기의 근원을 찾기 위해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금리ㆍ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 분석에만 머물지 않고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경제학 이론과 사상적 기조, 정부정책 등을 함께 녹여내 자신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소로스는 최근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이른바 ‘재귀성(Reflexivit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고전경제학에서 합리적인 인간과 이성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것과 달리 재귀성 이론은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기대치와 현실 사이에 간섭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다는 논리다. 재귀성 이론은 사람들의 편향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자산 가격과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에서 터진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중국ㆍ인도 그리고 산유국은 미국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큰 타격없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 이들 지역의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를 어지럽힐 만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도 새로운 시대가 다시 안정기를 찾는 데 필요한 명쾌한 대안은 내놓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간의 역사가 말해주듯 인간이 만든 제도가 불완전해 항상 문제를 야기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제시한 재귀성이 궁극적인 진실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우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달라. 자연의 힘에 대응하는 강력한 통제를 바탕으로 인간사회를 보다 잘 다스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제 금융시스템은 어떻게 재건해야 할 것인가, 더 나은 세계 질서를 창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부터 우리가 해답을 찾아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