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7월 19일] 통화정책의 지뢰밭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점점 가늘어지는 줄 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연방 정부가 보증하는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위기는 금융시장의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재차 상기시켰다.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FRB는 균형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테고 균형이 무너진다면 FRB는 경제성장보다 물가상승 억제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방안이 거시경제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작다. 둘 중 하나가 무너질 가능성이 적기는 하지만 사전에 예방한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재정상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살아남는다 해도 인디맥 등 일부 소규모 은행까지 생존하기는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그만큼 신용시장의 상황이 나쁜데다 베어스턴스 사태 같은 일이 언제 또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만연해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비가 매년 5%씩 늘면서 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에 못 이겨 제품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 아직 FRB는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하지는 않았다. 경기침체로 쉽사리 물가가 오르기는 힘들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경제성장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금협상이 시작되거나 소비자조사 및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오를 경우 FRB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 억제가 돼야 한다. 한번 물가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나면 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아직 확실하지가 않다. 이는 섬세한 금리조절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애초에 이 둘의 관계는 간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둘 다 악화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승하면서 또 다른 금융위기가 발생하거나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아직까지 FRB는 줄타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2%대 금리를 유지하면서 물가와 성장 양쪽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균형이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 균형이 무너지는 때가 오면 즉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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