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고(高) 유가시대의 후유증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9일 미국 선물시장에서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은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 배럴당 20.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97년 배럴당 20.73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한때 배럴당 20.10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배럴당 19.99달러에 마감됐다.
유가가 지난 2월 배럴당 10달러선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할 때 불과 6개월새 두배 수준으로 상승한 셈이다.
또 주간 중동경제조사(MEES)는 7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가가 전달에 비해 17% 올라 배럴당 18.31달러까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원유 중개인들은 아시아의 수요 증대와 OPEC의 감산 조치로 유가가 급등했다면서 특히 『브렌트유 선물에 투기에 가까운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유럽 각국의 증시는 에너지 관련주의 상승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으며 유럽 경제에 인플레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불안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유가가 연간 10% 오를 경우 유럽지역의 인플레율을 0.06%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수준의 유가가 지속된다면 인플레율은 0.5∼0.6%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메릴린치의 경제 분석가들이 밝혔다.
한편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겨울 유가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OPEC가 생산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