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금리/소비 급격위축 경제 불안감 심화(국내경제)

◎12%대 안정유지… 「금융대란설」이 변수▷소비증가율 16년만에 최저◁ 최근 97년 1·4분기중 가계소비 증가율은 96년 4·4분기의 6.5%에서 4.4%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81년 1·4분기의 2.1%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내구재 소비는 전년 동기에 비해 2.1% 감소했다. 하지만 소비와 관련하여 더욱 특징적인 현상은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증가율이 GDP성장률 5.4%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96년 3·4분기이래 3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소비의 거품이 빠지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순환에 대해 소비가 가지는 성질을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소비결정 이론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일생동안 가용할 수 있는 자산과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를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소비는 순환적이거나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소득변화에 대해 둔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소비의 완만한 변화는 경기가 과열되거나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림은 경기 변화에 따라 GDP성장률에서 가계소비증가율을 차감한 값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가 정점에서 저점으로 향할 때 가계소비증가율은 GDP성장률에 비해 완만하게 하락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GDP성장률­가계소비증가율」은 하락하게 된다. 반면 경기가 저점에서 정점으로 향할 때는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 하강기에는 이러한 성질을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가계소비증가율의 하락이 GDP성장률보다 빨라지면서 「GDP성장률­가계소비증가율」이 상승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소비 위축은 「소비의 건전화」나 「경제 안정」의 차원을 넘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불경기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소비의 증감을 바탕으로 국민이 국가경제에 대해서 느끼고 있는 신뢰를 가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최근의 소비침체는 거품의 제거이기보다는 국가 경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심각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불황의 효과적인 극복을 위해서는 적정 수요 관리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 금리 동향과 전망◁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주에도 한때 콜금리는 12.0%, 회사채 수익률은 12.15%까지 하락하여, 2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최근의 금리 하락세는 무엇보다 자금시장의 안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별한 자금수요가 없는 가운데 재정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고 대기업 부도로 위축된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시중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줄곧 20%를 상회하던 M2 증가율이 5월중순이후 19%대로 낮아지면서 통화환수 우려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자금시장의 안정과 함께 양호한 회사채 수급여건과 엔화강세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감도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같은 추세는 단기급락에 따른 조정을 거치는 가운데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확산되고 있는 금융대란설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자금시장의 안정 및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자금난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 부도 및 부도방지 협약 발효이후 금융권의 지급보증 기피, 신규 여신 축소, 기존 여신 조기 회수 등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데 기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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