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ㆍ칠레 FTA비준 연기] 비준 연기땐 신인도 추락 불보듯

`사실상의 부결` 국회가 또 다시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연기한 것은 효과면에서는 `비준 부결`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회는 2월9일 다시 비준을 처리할 예정이나 비준 여부는 미지수다. 정인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 연구위원은 “이번에 비준이 또 연기됨에 따라 FTA 비준 문제는 총선이 끝난 후 17대 국회가 구성돼야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준 연기로 국제신인도 추락 등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단 한 건의 자유무역협정을 발효시키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몽골 뿐이다. 단 한 건의 FTA도 없다는 것은 갈수록 수출환경이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 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부담으로 인해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 등 상당수 국가들은 자신들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들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추세다. ◇관세인하 혜택 못 받아 수출경쟁력 타격 우려=단 한 건의 FTA도 발효시키지 못함에 따라 우리의 수출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미 전세계적으로 발효되고 있는 FTA는 모두 184개로 오는 2005년까지 약 250개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국들은 뛰고 있는 반면 우리는 발이 꽁꽁 묶여 있는 셈이다. 멕시코 정부는 자신들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의 타이어 수출에 대해서는 가격이 아닌 물량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처럼 관세부과방식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됨에 따라 타이어 관세율이 평균 23%에서 최고 80%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멕시코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FTA를 체결하면 무관세혜택이 주어지는 반면 미체결국가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결국 단 한 건의 FTA를 발효시키지 못한 우리로서는 전 세계시장에서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 ◇올 하반기에나 다시 비준안 처리될 듯=이번에 비준이 연기됨에 따라 하반기에나 FTA 비준 문제가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국회가 2월9일 다시 비준안을 처리할 방침이나 농민 반발에 대한 우려로 총선(4월15일) 이전에 비준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칠레 상원도 우리 국회가 비준을 차일피일 미루자 FTA 비준 일정을 연기했다. 안드레스 살디바르 칠레 상원의장은 지난 6일 “한국 국회가 승인할 것이라는 명백한 신호가 있을 경우에만 상원이 FTA안을 검토하고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ㆍ칠레 FTA는 양국 국회의 비준을 전제로 일러야 하반기에나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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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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