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이란 핵 문제의 해법

이란은 핵 활동을 중단하라는 유엔의 요구를 무시하고 또 하나의 이정표를 지나갔다.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는 이란의 선언은 새로운 외교적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는 사실이 곧 핵무기 제조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노하우를 얻었음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는 세계가 당장 고민해야 할 현실의 심각한 문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결론 짓고 이란에 대한 제재에 이어 정권교체나 군사공격 등의 옵션을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외교적 해결은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군사공격 등 극단적 선택은 이란은 물론 중동에서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상식은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이 같은 해법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란의 핵 개발에는 국가적인 자부심과 자기 과신이 상당 부분 개입돼 있기 때문에 이란은 핵의 ‘월계관’을 얻은 상태에서 향후 활동을 멈출 가능성도 있다. 또 이란이 핵 국가 클럽에 합류했기 때문에 모든 우라늄 농축활동을 러시아에서 실시하고 단지 이란 내에서는 상징적인 농축활동만 수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이란의 도전은 별 비용을 치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의 선택은 유엔을 업신여기고 조롱한 것이며 고립을 촉진할 뿐이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선언은 유럽 국가뿐 아니라 러시아까지도 이란을 비난하는 미국의 편에 서게 만들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공격을 위협하는 ‘채찍’과 군사공격을 배제하는 ‘당근’을 동시에 쥐고 있다. 만약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란 측과 대화를 나눈다면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도 협상에 참가하며 미국의 체면을 살려줄 것이다. 선택은 미국에 달려 있다. 미국은 세계 평화를 위해 25년에 걸친 이란에 대한 강박관념을 잠시 제쳐놓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미국이 그러한 모습을 보임에도 이란이 대화를 거부한다면 워싱턴은 그 다음 단계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전세계의 공감과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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