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농공단지 시설확충 외면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농공단지가 홀대 받고 있다. 지역민들의 소득을 증대하고 고용창출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농공단지를 잇따라 조성하고 있으나 도로와 상수도, 통신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입주 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상수도 시설 미흡 울산 두서농공단지 내 자동차시트 생산업체 한일C&F 종업원 150명은 물 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있다.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데다 2년전 1,5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지하수가 언제 고갈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회사 이정석 대리는 "10년전 농공단지 조성 당시부터 상수도 설치를 요청했다"며 "갈수기 때면 13개 입주사들이 마을주민들에게 물 사용료를 지불하고 공장을 가동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부산시 정관농공단지내 22개사는 4년전 갈수기 때 급수를 제한하고 야간작업을 중단했던 악몽을 되풀이 할 위기에 놓였다. 상수도 대신 사용하던 지하수 8곳이 고갈위기에 놓여 300m이상을 더 파야 하지만 개당 비용이 1억원을 넘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울산시 두동농공단지내 6개사는 이보다 사정이 더 열악하다. 지하수를 개발했지만 지반이 석회층 이라 정수약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식수는 물론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단지 내 업체들은 약품처리비만 연 수천만원씩 쏟아 붓고 있다. ◇인터넷은 그림의 떡 통신시설도 엉망이다. 경북 영천시 화산ㆍ고경 농공단지 2곳은 특산물과 식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인터넷 홈쇼핑 등 통신판매에 필수적인 초고속통신망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 비봉농공단지도 93년 조성됐으나 5개 입주업체 중 2개사가 전화선으로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화산농공단지 삼진판지 정연완 사장은 "일반 전화선으로는 쇼핑몰 운영이나 B2B(기업간 거래)는 불가능하다"며 "유통의 축이 사이버거래로 넘어가고 있지만 손 쓸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로와 교통사정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울산시 달천농공단지는 99년9월 198억원을 들여 완공했으나 주 진입로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80여개 입주업체의 제품운반차량들이 우회도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2,000여명의 직원들이 개인 승용차로 출근하고 있다. ◇구인난과 물류비용 가중 이 같은 열악한 사회기반시설은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의 물류 및 간접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구인난을 심화 시키고 있다. 울산 두서농공단지 대일공업은 중소업체로는 드물게 600%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10명중 5명이 1년도 되지 않아 그만둬 매달 20여명을 충원하고 있다. 농공단지 관계자들은 "지자체들이 말로만 농공단지 활성화를 외치고 기업환경조성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농공단지 기반시설이 확충되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박희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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