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6일] 장석춘 위원장의 눈물

SetSectionName(); [기자의 눈/5월 6일] 장석춘 위원장의 눈물 서민우 기자(사회부) ingaghi@sed.co.kr

4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 7층 임원실. 장석춘 한노총 위원장의 눈에서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자신이 주재한 내부 회의에서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폭탄 발언을 한 직후다. 그리고 그는 한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장 위원장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답답함과 섭섭함이 동시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원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 데 대한 답답함과 이를 잘 몰라주는 조합원들에 대한 섭섭함이 끝내 그의 눈에 눈물을 맺히게 한 것이 아닐까. 장 위원장이 일부러 조직에 해가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협상이라는 것은 항상 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주고받는 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이 아닌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는 이야기다.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타임오프 한도는 한노총에 실패작일 수밖에 없다. 금융ㆍ체신ㆍ전력 등 대형 산하 노조들은 전임자 수가 급감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합원 수 9만명이 넘는 금융노조가 3일부터 1박2일 동안 임원실을 점거한 채 장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노총 산하 대부분의 사업장이 300인 미만 중소규모여서 현재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장 위원장은 대형 사업장인 LG전자 노조 출신이지만 평소 대기업보다 중소 규모의 노조활동이 위축될 것을 더욱 우려했다. 80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거느린 조직의 수장으로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가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내부에서는 장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전임자 임금을 노조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선언을 할 게 아니라 총파업으로 정면 돌파했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얘기일 뿐 그렇게 했으면 현재보다 나아졌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조합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장 위원장은 이날 임원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하지만 그가 흘린 눈물은 현재의 한국노총, 그리고 노동계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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