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매도 19일째… 환란 이후 최장

美금리 추가 인상 우려에 차익실현… "4월중순이 전환점"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순매도 공세를 펴고 있다. 29일 현재, 외국인들은 1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 종합주가지수를 950선으로추락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연 외국인 순매도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란이후 최장기 순매도..대형주 밀어내기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958.96까지 추락한 가운데 외국인은 206억원 순매도하며 19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이로써 외국인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4일∼11일1일의 25거래일, 98년 6월1일∼6월26일의 21거래일에 이은 역대세번째이자 환란이후 최장기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은 이날도 주가 급락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로 인한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앞서 지난 3일부터 28일까지 대형기술주와 수출주 중심인 시가총액상위종목들을 1조9천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대자동차의 순매도 규모가 4천1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가 3천725억원,삼성전자가 3천177억원, POSCO가 2천468억원, 삼성SDI가 1천126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은 한국전력(1천89억원)과 하이닉스반도체(936억원), INI스틸(931억원),LG필립스LCD(896억원)의 물량을 쏟아내는 데도 바빴다. ◆美금리 추가 인상 우려에 차익실현 외국인이 급속도로 국내 증시를 떠나는 데는 앞으로 미국 금리가 추세적으로 인상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23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표시하자 이후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그동안 저금리로 인해 미국을 떠나 신흥시장에 투자된 달러를 빠른 속도로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국내서 사들인 주식을 내다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동시에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적극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9일간 순매도하기에 앞서 외국인은 작년 12월15일∼3월2일 꾸준히 주식을사들여 2조8천2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의 평균지수는 940선대에 그친 반면 최근 순매도 기간의 평균지수는 990대에 달하고 있어 외국인은 상당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4월중순이 전환점" 대체로 이번 외국인 매도세의 추세적 전환은 다음달 중순쯤에나 가능할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POSCO 등 국내 주요기업의 1.4분기 실적이 내달 초.중순에 걸쳐 발표되는 데다 미국 달러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선진7개국(G7) 회담도 같은달중순 열리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작년 4.4분기 실적 호조가 올해초 외국인 매수를 가속시켰듯이 이번 1.4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되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한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내달 G7회담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를 감안할 때 달러 강세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순매수및 순매도 추이를 분석할 때, 앞으로 3천억원에 이르는추가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5월12일∼9월14일, 4조7천9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뒤 같은해 12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순매수금액의 78%인 3조7천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성진경 선임연구원은 "이에 반해 이번 순매도기간에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1조9천52억원어치)은 지난해 12월 중순이후 순매수한 물량(2조8천200억원)의 68%에불과하다"면서 "앞으로 10%, 즉 3천억원 상당의 물량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외국인이 순매수한 평균지수가 940대였기 때문에 지수가 그 아래로 내려가면 차익실현 매물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각하지 않아 횡보를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원증권 장재익 책임연구원은 "이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은 거의 다 나온것으로 보인다"면서 "950선이 지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내다봤고, 대우증권 김성주연구위원은 "매수주도세력의 부재로 지수는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채 `옆걸음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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