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정원, 이번에도 '모종 역할' 한듯

정부 강경태도·선원 분산수용돼 협상 늦어져

지난 5월15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에게 납치된 마부노 1ㆍ2호 선원들이 피랍 174일만에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로써 해외에서 납치된 한국인 납치사건 중 최장기간 사건은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 됐다. 석방조건과 정부의 지원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국가정보원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희망적인 관측은 꾸준히 흘러나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마부노호 선원 석방협상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르면 일주일, 늦어도 한달 내에 선원들이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했었다. 석방이 지연된 것은 선원들이 여러 그룹으로 나눠져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그룹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다 보니 최종 협상 타결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소말리아 해적의 경우 무기구입 등을 위해 돈을 대는 전주가 따로 있으며, 별도로 해적을 모집해 행동 계획을 짜는 기획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 동안 피랍자 가족들과 시민단체(NGO) 등이 줄기차게 선원들의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정부가 지난 6월 케냐를 방문한 이후 뚜렷하게 사태를 진전 시키지 못한 것은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선원 가족들이 외교부를 항의 방문하고 해양수산부 장관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항의 방문이 잇따랐음에도 “납치범에게 석방 금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원칙론을 고수, 가족들의 애를 태워왔다. 국제운수노련(ITF)도 지난달 26일 내 긴급 성명서에서 “선원들이 5개월 넘게 억류돼 있으면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선원들을 구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힌바 있다. 선원들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주 안현수 씨는 석방 타결 뒤 “석방된 선원 24명 모두 건강상태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장기간 억류 생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마부노호 선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말리아 해역 등 해적들이 출몰하는 위험지역에서 조업하는 원양수산 기업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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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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