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9월 17일] 아랍에미리트 다시보기

수년간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바이 신드롬이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지금은 조금 잠잠해진 느낌이다. 달에서도 보인다는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세계 최고의 빌딩, 세계 최초의 해저호텔 등 두바이는 세계 최초ㆍ최고ㆍ최대를 자랑하는 건물들을 짓고 있다. 전 세계 크레인의 25%가 두바이에 몰려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던 자카르타의 아파트 관리인은 내가 아부다비로 간다고 하자 아부다비가 어디냐고 물어서 두바이가 있는 나라의 수도라고 했더니 그제야 알아듣는 표정이었다. 1971년 영국의 위임통치로부터 독립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은 아부다비 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 등 7개의 에미리트로 구성돼 있으며 대통령은 아부다비 통치자, 부통령 겸 수상은 두바이 통치자가 맡도록 합의가 돼 있다. 각 에미리트는 각자의 개발 전략을 수립 시행하고 연방정부는 외교ㆍ국방정책을 총괄한다. UAE는 세계 5위 산유국으로 일산 27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나 이 대부분(94%)이 아부다비에서 생산된다. 이러한 오일머니는 UAE 경제의 핵심동력으로서 8,000억달러라는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 아디아(Adia)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부다비 경제는 UAE 경제의 60%를 차지하고 두바이보다 2배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석유가 거의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두바이가 일찍부터 물류ㆍ관광도시로 발전을 추구해온 결과 중동 최대의 항공ㆍ물류ㆍ관광 중심지로 발전한 반면 아부다비는 풍부한 자본을 기반으로 이제 경제산업 다각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뿐만 아니라 교육ㆍ문화 중심의 도시 건설을 위해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의 분관과 오페라 하우스를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다각화의 거대한 비전을 가지고 아부다비가 7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와 각각 40억달러를 출자해 금융ㆍ항공산업ㆍ재생에너지 등 미래성장 산업을 육성하기로 하고 세계 최초의 무공해 미래에너지 도시인 마스다르를 건설하며 에티하드를 세계적인 항공사로 육성하기 위해 영국 판보로에어쇼에서 430억달러어치의 보잉ㆍ에어버스 205대 구매 계약을 발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고유가로 인해 우리 기업의 중동국가로부터 건설 프로젝트 수주 규모가 크게 확대돼 UAE에서만 하더라도 2007~2008년간 우리 기업의 수주액이 100만달러에 달했다. 매켄지는 유가가 50달러선만 유지해도 2005~2020년간 아부다비가 추가로 8,000억달러의 투자 가능한 여유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듯이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하는 UAE는 중동지역에서의 경제중심으로 부상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UAE는 한국이 과거의 단순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협력관계에서 자신들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항공산업ㆍ원자력ㆍ군사 분야에서 진정한 파트너로서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단순한 프로젝트 수주차원의 협력이 아니라 이 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경제발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우리의 경험과 기술까지도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2대 원유 수입국이며 부상하고 있는 UAE와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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