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유가증권시장 3,679억원, 코스닥시장 639억원 등 총 4,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거래소가 공매도 관련 통계를 보유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이다. 작년 12월 일평균 공매도액 합계 2,146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어났다. 1년 전인 작년 7월에도 공매도액 합계는 2,067억원 수준이었다.
공매도는 올해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월과 2월에는 2,000억원대를 유지하던 양 시장 공매도액 합계는 3월 들어 3,000억원대로 증가했고, 7월에는 4,0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특히 대형주 중심의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12월 1,725억원이던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공매도액은 6월에 3,000억원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 월별 일평균 공매도액이 3,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뜻한다. 해당 주식이 하락하면 매도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의 급증세는 그만큼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7월의 공매도 증가는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탓에 실적 발표가 이뤄지는 달에는 공매도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대규모 손실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매도 증가를 지수 하락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특정 종목군의 수익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물량 증가와 함께 공매도 거래 비중도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비중은 지난 6월과 7월 연속으로 5.42%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의 작년 공매도 비중은 평균 4.97%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5.01%였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보통주 가운데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중공업으로, 공매도가 전체 거래량의 16.7%에 달했다. 한화생명(14.9%), 호텔신라(14.7%), 현대중공업(14.3%), 대우건설(14.2%), 하이트진로(13.6%), CJ프레시웨이(13.4%), 두산중공업(13.1%), 휠라코리아(12.6%), S-Oil(12.4%) 등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