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AOL·타임워너 합병 공익우선돼야

AOL·타임워너 합병 공익우선돼야파이낸셜타임스 9월6일자 인터넷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이 심해 인터넷 비즈니스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들은 많지 않다.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보면 상당히 그럴듯한 해결책이다. 타임워너가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와 케이블망에다 2,000만명이 넘는 AOL 가입자를 결합할 경우 순식간에 미디어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양사의 뛰어난 경영진까지 고려하면 투자자들 역시 합병사가 시장을 지배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독과점을 막는 관계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미 연방교역위원회(FTC)는 AOL-타임워너 합병사가 컨텐츠 및 초고속통신망을 장악,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타임워너가 AOL에 유리한 정책을 구사할 경우 AOL과 경쟁중인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한 기업이 인터넷을 통한 영화와 음악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입장이다. 타임워너 계열 워너뮤직의 영국 EMI 인수 시도에 대해 EU가 강력반대하고 나선 것도 이들의 결합으로 세계 최대의 음반회사가 탄생할 경우 인터넷 음악배포시장의 독점이 야기된다는 우려때문이다. 이들 양사가 합병하면 이들이 보유한 엄청난 컨텐츠를 무기로 AOL의 고속 인터넷접속 시장 지배력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군소 컨텐츠 제공사들이 합병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과 EU 관계당국의 이같은 우려는 타당한 것이다. 미래 미디어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 지는 불확실하지만 강력한 미디어그룹이 시장을 지배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컨텐츠와 유통망을 지배하게 될 AOL과 타임워너가 자사에 유리한 조건을 강요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이들 당국의 우려와 규제움직임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 대법원이 지난 1948년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극장소유를 불허한 이래 미국 영화사들의 극장소유는 금지돼 왔다. 생산과 유통을 한 업체가 장악하는 기업간 수직합병은 기업들의 수익확보보다는 공익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이같은 조치는 AOL과 타임워너 합병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입력시간 2000/09/08 19:2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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