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년 전통의 민족은행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조흥은행 매각협상안이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통과되자 조흥은행의 한 간부는 “이미 예상됐던 일 아니냐”고 반문하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조흥은행 인수자로 최종 확정된 신한금융지주회사는 공자위 결정에 안도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를 의식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조흥은행 본점에서 이틀 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측은 애초부터 “공자위 결정과는 관계없이 강제매각이 철회될 때까지 파업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한 탓에 큰 동요 없이 철야농성을 계속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공자위의 일부 민간위원이 매각조건에 반발했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무리한 매각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흥분했다.
조흥은행의 한 간부직원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권을 주름잡던 조흥은행의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착잡하다”며 “하지만 어차피 대세는 결정 난 만큼 노조측도 고용보장 등 실리를 챙기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자위 결정이 난 뒤 “헐값 시비가 일고 있지만 우리로서도 완전히 만족할 만 조건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제 인수자로 최종 확정된 만큼 앞으로 조흥은행과 힘을 합쳐 금융사에 길이 남을 우량금융회사로 발돋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이 장기화 되면 조흥은행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며 “노조측도 하루빨리 파업을 풀고 영업현장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