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도 사기업처럼 망할 수 있습니다.” 기획예산처가 공기업 개혁을 천명하며 전임원 공모제를 확대하고 정부 통제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한 공기업의 대표가 “이미 몇몇 공기업은 망할 수도 있는 처지”라며 이같이 경고해 주목된다. 송인회(53)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1일 “공기업도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며 “공기업도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면 더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특히 “공기업이 사기업과 달리 공익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이 용납될 수 있다는 변명은 결코 통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여년을 범양상선 등 민간기업에서 일한 송 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변화경영을 요구하는 한편 경영성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경영혁신에 힘써 전기안전공사를 11개 정부 검사ㆍ검증기관 경영평가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그를 212개 공공기관 기관장 가운데 혁신적 사고와 노력 등에서 ‘최고의 CEO’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임기의 절반을 업무 효율성 증대와 내부문화 혁신에 쏟았던 송 사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활동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기술을 전기안전에 활용해 사고예방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는 그는 이를 위해 이미 한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유비쿼터스형 누전차단기도 개발했다. 송 사장은 “기존 누전차단기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주 오작동이 생겨 전원이 끊기고 이를 위해 관리자가 현장에 직접 출동해야 했다”며 “유비쿼터스 누전차단기는 자가진단을 통해 관리자가 원거리에서도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어 전기화재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이 블루오션을 개척하듯 공기업은 업무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두루 살펴야 한다”는 송 사장의 요즘 최대 고민은 배전설비 분야다. 그는 “전기설비가 늘면서 배전설비도 자연 증설된 반면 배전설비 검사제도가 없어 이 부분이 전기안전의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송 사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조사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배전설비 검사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난관리 등 안전에 관한 연구’와 ‘공기업 경영’ 등으로 각각 석ㆍ박사 학위를 받아 탄탄한 이론과 실무능력까지 갖춘 그지만 동절기 빈번한 전기화재를 예방하는 첩경은 ‘사용자들의 주의’라고 강조했다. “전기안전 매뉴얼을 한번만 읽어달라”고 권유한 송 사장은 “전기안전공사의 영어약자인 KESCO 인증마크를 가정용 및 산업용 전기제품 전반에 부여하고 있으니 이를 확인하면 전기를 좀더 안전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