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실상 세자릿수 시대" 기업들 대책 부심

생산기지 이전·결제다변화등 비상대응방안 마련 돌입

‘1달러당 1,000원’의 환율 마지노선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업들이 비상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기업이 대응할 묘책이 대부분 중ㆍ장기 효과를 겨냥하는 수준이어서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국내 주요업체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17원20원이나 급락하며 1,006원10전에 거래를 마치자 원가절감 및 제품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채산성 악화 방지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 결제통화 다변화 등 이미 마련해놓은 환리스크 관련 대응방안을 점검하며 환율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전자업체들은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의 악재를 겪은데다 환율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환 충격 흡수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올 평균환율을 1달러당 970~980원대로 잡고 있지만 만약에 대비해 유로화 결제비율을 높이고 있다. 또 매출채권을 줄여 외화 수입과 지출시기를 조정하는 기술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생산거점을 인도ㆍ브라질ㆍ멕시코ㆍ인도네시아 등으로 다원화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균 1달러당 1,050원대로 잡았던 환율예측에 아직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탄력적인 비상경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생산 비중을 늘리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역시 연초 경영계획 수립 때 달러당 1,050원으로 예측한 적정환율을 유지하면서 환율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연초 비상경영계획에 포함시켰던 ▦해외 생산량 확대 ▦수출지역 다변화 ▦수출단가 인상 등 환율하락에 따른 대응방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지난해 총 수출 대비 29%였던 유럽수출 비중을 올해는 37%로, 기아차는 35%에서 46%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북미 지역 수출평균 단가를 지난해의 1만900달러에서 올해는 1만1,100달러로 200달러 인상할 계획이다. 유화업체들도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사업계획 수립시 기준환율을 1,000원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또 환율하락으로 인한 판매가격 하락에 대비, 판매량을 늘려 매출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조선업체들도 긴축경영을 통한 손실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당초 예상했던 연평균 환율인 1,050원대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선가에 반영해 매출손실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율 1,000원대 붕괴가 가시화한 상황에서 해외생산비중 확대나 원가절감 등이 당장 효력을 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보다 더 큰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150원에서 이제 1,000원 가까이로 환율이 급락하자 수출 채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율하락과 함께 대기업들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노골적으로 납품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력을 행사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섬유업종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지난해 11월 환율이 급락할 때는 적자를 보고 수출하기도 했다"며 "환율급락과 함께 대기업들의 납품가격 인하압력도 높아져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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