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감사원 감사결과 포항제철은 100억원대의 기밀비를 조성, 수십억원을 회장이나 사장 등 최고경영층이 제멋대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또 임직원들이 계열사와 하청업자로부터 청탁대가로 수천만원대의 사례비를 받아왔으며 사업 타당성이 희박한 대규모 투자사업을 남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감사원이 밝힌 주요 항목별 지적사항이다.
◆기밀비 등 경비집행분야
포철외 5개 계열사에서 94년이후 임원 기밀비 171억8,300만원 중에서 70억7,700만원을 거둬 회장 또는 사장에게 현금으로 전달, 임의사용.
포철에서 변태조성한 기밀비 53억4,700만원중 34억2,500만원을 金전회장이 사용하는 한편 金전회장이 기밀비 4억2,415만원을 인출, 자신과 가족명의의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고 채권매입 등에 사용.
포스틸에서는 변태조성한 기밀비 9억6,416만원을 사장이 용도불명하게 사용했으며 기밀비 4,320만원을 인출, 사장 자신의 대출금 상환에 사용.
포철은 97년이후 업무추진비 5억1,200만원을 공적용도와 무관한 직원회식비와 가족회식비로 썼고 임원이 사용한 업무추진비 22억9,700만원은 사용처를 알 수 없도록 회계처리.
◆투자·출자 등 사업관리분야
포철은 95년 6월 국내철강공급 과잉이 우려되는데도 채산성 없는 미니밀공정을 채택하고 수익성을 부풀려 광양조강증산 사업계획을 수립 추진하다 98년 8월 1조 2,301억원이 투자된 상태에서 사업을 중단, 연간 1,323억원의 손실 우려.
포스코개발은 95년 2월 출장직원 숙소용으로 서울강남구 삼성동 소재 관광호텔과 인근 자투리 땅을 감정가보다 4억원이 비싼 132억원에 사들여 운영하다 영업이 부진하고 대외적인 비난이 일자 이를 되팔아 34억원의 손실 초래. 포스코개발은 또 95년 2월 하와이에 직원 해외연수시설을 지을 목적으로 부지 1,655평을 미화 1,250만달러에 구입, 사업을 추진하다 98년 8월 중단, 설계비 등으로 미화 1,300만달러의 손실 초래.
◆협력사 등 관련업체 및 계열사관리분야
포철외 3개 계열사의 전·현직 임직원 19명이 협력사·판매대리점·하도급업체로부터 모두 금품 3억3,621만원을 수수하고 265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는가 하면 물품대금 1억 4,416만원을 유용.
한편 포철 측은 이같은 감사원 지적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며 애써 덤덤한 태도를 나타냈다. 특히 당초 현직임원들이 대규모 고발이나 수사의뢰 처분요구를 받게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직 임원중 6명만이 수사를 받게돼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포철 관계자는 이와관련, 『예상보다 고발이나 수사의뢰 폭이 크지않은 것은 그동안 포철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앞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장덕수·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