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두뇌싸움 본격화

은행·금융지주사 기획담당 임원 대거 물갈이<br>●국민銀 김기홍 부행장-대형화·영업전략 진두지휘<br>●우리금융 김영굉 전무-민영화 관련 대정부창구역<br>●신한금융 서진원 상무-지주사 체제정비 주력할듯<br>●하나금융 김병호 상무-외환은행 M&A戰 총괄


올해 은행 전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빅4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기획담당 임원을 대거 물갈이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형 인수ㆍ합병(M&A)과 시장점유율 경쟁이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기획담당 임원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들 금융기관의 경영전략이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자회사 우리투자증권 김영굉(47) 전무를 그룹 전략담당 전무로 발탁했다. 김 전무는 행시(25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정책조정 업무를 담당하고, 삼성생명에서 재무기획 및 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등의 업무에 맡으면서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호흡을 같이한 인연으로 발탁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2일 신한은행 창립 초기 멤버인 서진원(55) 신한은행 부행장을 그룹 전략담당 부행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신한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에 최상운(54) 부행장을 선임했다. 최 부행장은 경영혁신팀장과 신탁부장, 영업추진본부장 등을 역임한 영업기획 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30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과 금융감독원 비은행담당 부원장보를 역임한 김기홍(49) 충북대 교수를 신설된 수석 부행장 겸 전략 담당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6월 뉴욕지점장으로 근무하던 김병호(45)씨를 상무로 진급시켜 지주 설립기획단 팀장으로 영입했다. 지주사 출범과 함께 그룹 기획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서울은행 인수 과정에서 실무팀장을 맡은 경험이 있어 외환은행 인수전에 선봉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 부행장에게 대형화와 영업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겼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면서김 부행장은 ‘외환은행 M&A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 부행장에게 부여된 다른 임무는 ‘시장 수성’. 그는 “2004년에 총자산 점유율 17.5%해 달했던 국민은행이 2005년에는 16.3%로 떨어져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07년에는 점유율 15% 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올해 점유율 16%대 유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김 부행장에게 은행장급 대우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의 김 전무는 외형상 금융 자회사간 포트폴리오 재조정 역할이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전무로 근무하며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 구조를 ‘자산관리형’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 전무는 LG카드 인수 기획은 물론 지주사의 보험과 캐피탈 영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그는 ‘민영화’와 LG카드 인수 과정에서 대정부 접촉창구 역할로 본격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그룹은 인사ㆍ기획과 영업추진 담당 출신을 기획담당 임원으로 선임해 올해 ‘내부 통합’과 ‘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의 서 상무는 지난 91년과 2000년 두 번에 걸쳐 인사부장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차장시절부터 기획업무를 맡아 인사ㆍ기획에서 고른 경험을 쌓았다. 그는 지주사간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차원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며 체제 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최 부행장은 지난 93년 경영혁신팀장과 2004년 영업추진본부장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 은행의 혁신과 영업력 확장을 위한 전략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통합 준비를 위해 영업력에서 손실이 발생한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올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 회복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신한은행식 영업방식’을 가장 잘 전파할 수 있는 인물들이 발탁됐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최연소 기획담당인 하나금융지주의 김 상무는 국민은행에 맞서 ‘외환은행 인수전’을 총지휘하고 있다. 그는 자금력이나 지명도에서 열세인 하나금융지주가 골리앗 국민은행에 맞서 내놓은 ‘다윗 카드’인 셈이다.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그룹 사활이 걸린 외환은행 인수보다 중요한 현안은 없다고 보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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