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료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IMF 이후 민·형사 등 변호사들의 수임사건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그나마 어렵게 맡은 사건도 수임료가 낮아져 변호사들의 수입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에서 개업하고 있는 단독변호사들은 한결같이 죽을 지경이다.
그러나 대형 법률사무소들은 기업도산에 따른 각종 사건의 수임이 크게 늘어나 IMF 특수를 맞고있다. 변호사업계의 뚜럿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형법률사무소들이 법정관리나 화의사건등을 수임하면서 억대의 수임료를 받고있기 때문이다.
K모변호사는 『사건 수임료가 IMF 이전때 보다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공사례보수금은 아주 미미하거나 아예 없어지는 분위기다』고 달라진 변호사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최근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수감중인 鄭모씨에 대한 변호를 맡으면서 수임료로 400만원을 받았다. 그는 IMF 이전 같으면 착수금 500만원에 보석이나 집행유예선고시에 성공사례보수금으로 300만~500만원을 별도로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보석결정과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나게 했는데도 성공사례보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H변호사는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구속된 金모씨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착수금 300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보석결정시 200만원을 더 받기로 했다. 그는 실제 보석결정을 받게 해 200만원의 성공사례보수금을 받았다. 그러나 H변호사는 IMF 전같으면 착수금조로 500만원, 성공사례보수금조로 500만원 등 모두 1,000만원을 거뜬이 받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한다.
변호사들은 또 형사사건 보다는 수임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 등 민사사건의 수임료가 크게 떨어진 것도 소득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L변호사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李모씨의 사건을 맡으면서 수임료로 97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李씨의 손해배상액은 1억3,000만원이었다. IMF이전 같으면 수임료로 최소한 2,000여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사건이 크게 감소한데다가 수임료마져 떨어져 변호사들이 사건비용을 미리 지급해준 뒤 나중에 변호사 수임료를 돌려 받는 형식의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이 수임료는 고사하고 소송비용을 받지못한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S변호사는 산업재해를 당한 朴모씨와 梁모씨의 사건을 맡았다. 그는 이들에게 소송비용을 내준 뒤 손해판결금액이 나오면 수임료와 함께 이를 돌려 받기로 했다. S변호사는 朴씨가 6,500만원, 梁씨가 1억2,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았으나 피고 회사의 부도로 수임료는 고사하고 수백만원의 소송비용과 시간만 낭비하게 되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초동에서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K변호사는 자신들이 고문으로 맡고 있던 회사들 가운데 J유통, K공업, 광고대행사 등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고문계약이 해제된다가 아직 남아있는 회사들도 어려운 자금사정으로 고문료마저 제때 들어오지 않아 30%이상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A변호사는 『이같은 소득감소에 따른 불황이 계속될 경우 사무실 자체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변호사는 『변호사 한사람이 한 달에 민사·형사 구분없이 2~3건정도의 사건을 맡으면 평균수준이라고 말한다』면서 『수임료가 크게 떨어진 지금이 소송 당사자들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만족스런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적기다』고 말했다.【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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