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날 열린 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대통령경호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 실장은 "공공기관 인사는 각 기관의 공모, 임원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거의 다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막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된 78명의 공공기관장을 자체 조사한 결과 이 중 34명(45%)이 낙하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모든 것은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이 인사권을 전횡해 비롯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지역ㆍ전문성을 고려해 화합ㆍ탕평 인사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우연의 일치로 (동향인) 부산ㆍ경남(PK) 출신이 발탁됐다"고 해명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선 과정에 대해서도 "아시다시피 검찰총장은 추천위원회에서 4명을 추천했고 법무부 장관이 그 중 1명을 적임자라고 제청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그 사람을 내정할지 거부할지 권한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이날 국감에서 토지 기부체납, 개발부담금 부과 등 개발이익환수를 위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수석은 이러한 규제가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아직 부동산 투기가 심할 때 도입한 규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동의했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는 홍경식 민정수석, 연제욱 국방비서관 등의 출석 문제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당에서 인사외압문제, 검찰총장 선임과정,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 등에 대해 질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실장은 "비서실장 이하 전 수석들이 국감을 위해 나와 있기 때문에 (민정수석은) 청와대에서 여러 긴급한 사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국감제도가 운영된 25년간 민정수석이 단 두 차례 출석했을 뿐"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결국 여야는 홍 민정수석에 대한 출석은 계속 권유하기로 하고 김동극 청와대 인사행정관에게 즉시 출석을 요청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루고 회의를 속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