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과학입국 다시 불 지피자] "슈퍼컴·XFEL 개발…기초과학 글로벌 톱 도약"

노요리 료지 이화학연구소 이사장


"슈퍼컴퓨터와 X선자유전자레이저(XFEL) 등의 성공적인 개발과 건설로 명실상부한 아시아와 세계에서 둘도 없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일본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의 수장,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이사장(73ㆍ사진)의 포부는 대단했다. 일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슈퍼컴퓨터와 XFEL 건설을 성공적으로 끝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미국을 넘어 글로벌 톱 기초과학강국의 토대를 닦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발점이 왜 슈퍼컴퓨터와 XFEL일까.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은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미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파고에 연구개발(R&D) 비용이 삭감되며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중국(톈허 1A)에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노요리 이사장은 "일본으로서는 세계최고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잃어버린 최고 과학기술 강국'의 위치를 찾는 첫 단추인 셈"이라고 말했다. 리켄과 후지쓰는 현재 슈퍼컴퓨터 'K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800개 이상의 소형 컴퓨터를 연결해 초당 1경번의 연산처리 능력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XFEL은 제4세대 가속기다. 리켄 하리마 분소에 위치한 SPring-8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 SPring-8센터에 설치 중인 XFEL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XFEL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완공해 미지의 물리현상이나 미세한 물질구조를 풀어갈 예정이다. 누쿠이 가쓰토시(溫井勝敏) 리켄 경영기획부 과장은 "암이나 에이즈 등 난치병에 대한 특효약 개발,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연구 등 생명과학이나 나노테크놀러지 분야 발전의 획기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17년 설립된 리켄은 6년 뒤면 설립 100주년이 된다. 재단법인 이화학연구소로 출발한 리켄은 '산업단→주식회사→특수법인'을 거쳐 2003년에 독립행정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독립행정법인은 국립연구소는 아니지만 국가 산하에 있으면서 국가가 하기 힘든 대형 연구시설이나 첨단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뒤 그 기술을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리켄이 우수한 인력을 국내외에서 모집한 뒤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내고 나서 다시 밖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런 구조 탓이다. 리켄에는 실제 53개국과 지역에서 모두 493명(2009년10월1일 현재)의 연구인력이 채용돼 있는데 이 중 우리나라 연구인력은 57명으로 중국(11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노요리 소장은 "일본에서 연구하고 있는 중국ㆍ한국 연구원들이 노벨상을 타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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