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변혁기 대안언론 역할한 참요 소개

■ 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심경호 지음, 한얼 미디어 펴냄)


'철산(鐵山)치오 가산(嘉山) 치오 정주(定州) 치오'

순조 12년(1812) 홍경래 난이 일어났을 때 민간에서 부르던'홍경래란요'다. 홍경래난은 홍경래, 우군칙 등이 중심이 돼 일으킨 농민 봉기로, 순조 11년(1811) 12월부터 순조 12년(1812) 4월까지 5개월간 지속됐다. 이 요(謠)는 봉기군이 철산, 가산을 치고 정주를 쳐서 청천간 이북의 여러 성읍이 호응해 기세가 자못 당당할 때 민간에서 부른 노래였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안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사 울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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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에서 파랑새는 창생(蒼生) 즉 백성을 비유하고, 녹두 꽃은 전봉준을 의미한다. 동학군을 비적(匪賊)으로 간주하고 거기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만류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고전 문헌에는 요(謠) 라는 독특한 장르가 있다. 요는 짧고 간결한 음악적 언어로 이뤄져 현재의 트위터와 일부분 닮아 있다. 옛 사람들은 이 요를 통해 현실에 대한 우려감과 정치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 중 도참사상(앞날의 길흉에 대한 예언을 믿는 사상)이나 참언(길흉화복에 대해 예언하는 말)을 토대로 만들어진 요를'참요'라 일컫는다. 우리 역사의 변혁기엔 어김없이 민간에 이 참요가 나돌았다. 참요는 곧 시대의 변화나 정치적 징후를 예언하거나 암시하는 노래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몇 년에 걸쳐 '삼국유사' '삼국사기' '동사강목' 등의 우리 문헌에 등장하는 참요 127편을 선정, 하나하나 찾아내 원문을 싣고 해설을 덧붙였다. 아울러 대안 언론의 역할을 해낸 참요의 가치와 그 역사적 의미를 찬찬히 풀이했다. 2만 5,000원.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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