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대법원 '우 클릭' 본격화 예고

보수적 성향의 양승태 전 대법관이 새 대법원장에 지명됨에 따라 대법원 판결과 사법정책의 기조에 보수 색채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판사들에 대한 독립적 인사권을 행사하고 대법관 임명제청권, 헌법재판관ㆍ중앙선거관리위원 지명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양 후보자가 새 대법원장이 되면 현 정부 임기 동안 올해 2명, 내년 4명 등 모두 6명의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한다.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이 오는 11월 퇴임하고 내년 7월 박일환ㆍ김능환ㆍ전수안ㆍ안대희 대법관까지 물러나면 참여정부 시절 임명됐던 대법관들은 1년 안에 전부 교체된다. 대법원장은 또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열리는 전원합의체 판결ㆍ결정시 합의를 주재하고 이끌어가기 때문에 참여정부 이후 진보쪽으로 한 클릭 기울었던 대법원의 무게중심이 보수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양 후보자가 대법원장 후보자로 낙점된 데는 법관 생활 36년 동안 판결 등을 통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온 것이 주요하게 고려됐다고 한다. 실제로 양 후보자는 대법관 재직 시절 전원합의체 판결ㆍ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낸 사례가 적다. 한편 이 대통령이 부산 출신에 서울대를 졸업한 양 전 대법관을 선택한 것은 TK(대구ㆍ경북)-고려대 편중인사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TK 출신이고, 목영준 헌법재판관은 최근 임명된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고교ㆍ연수원 동기인데다 헌법재판관이 대법원장이 된 전례가 없어 양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양 후보자가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지명 당시 두 차례의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 점, 지난 2월 대법관 임기 6년을 마친 뒤 법무법인의 영입 제의와 단독 변호사 개업 등의 유혹을 뿌리쳐 전관예우 논란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히말라야ㆍ로키산맥 트레킹을 떠났다가 최근 귀국해 일각에서는 고사설이 나돌기도 했다. 양 후보자는 서울지법 북부지원장 재직 당시 남성 중심적인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함으로써 남녀평등원칙 보장을 위해 노력했고, 서울지법 파산부 수석부장 시절에는 IMF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도산기업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법정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풍부한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 덕분에 후배 법관들 사이에서 ‘사법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 서울북부지원장 재직시 지원 홈페이지를 처음 개설했으며 부산지법원장 시절에는 효율적 청사관리와 민원인 위주의 행정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허법원장 취임 후에는 백두대간 종주행사를 주도해 법관ㆍ직원들의 인화에 힘썼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성격 때문에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업무처리가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서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 가족으로 부인 김선경(55)씨와 2녀가 있다. ▦부산(63) ▦경남고 ▦서울법대 ▦사시 12회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ㆍ민사수석부장 ▦부산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특허법원장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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