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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와 특근 거부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실적 회복을 위한 대규모 증설에 들어간다.
베이징현대차는 28일 베이징3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현재 30만대에서 내년 1월부터 45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차 3공장은 지난해 7월 양산을 시작해 랑둥(한국명 아반떼), 싼타페 등을 생산하고 있다.
3공장이 45만대 양산체제에 들어갈 경우 베이징현대차는 1ㆍ2공장의 각각 30만대를 더해 전체 105만대의 생산체제를 확보하게 되고 상하이폭스바겐과 상하이GMㆍ이치폭스바겐ㆍ동풍닛산에 이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5번째로 100만대 생산 브랜드로 올라선다.
베이징현대차가 이례적으로 양산 9개월 만에 50% 증설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 내 현대차의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엔저와 특근 거부의 여파로 1ㆍ4분기 영업이익이 10.7%나 하락하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말 특근거부라는 비협조적인 노사관계에 발목을 잡히자 더 이상 국내 생산에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방향을 돌린 셈이다. 이와 관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올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는 105만대 생산 체제가 본격 가동되기 전인 올해도 생산 능력을 최대한 가동해 당초 사업 목표인 97만대를 초과 달성,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목표 441만대 달성에 최대한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최성기 베이징현대차 부사장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중국 진출 10년 만에 100만대 생산판매라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며 "올해는 3공장의 풀 가동으로 누적 5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중국 시장도 인건비가 오르기는 하지만 아직은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베이징현대차는 판단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현대차 공장 근로자의 평균 월급여는 7,000위안(126만원) 정도로 원가의 1.2% 수준이다. 반면 국내 공장의 경우 평균 연봉 1억원에 인건비가 원가의 10%를 넘는다.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26.5세로 낮아 생산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더구나 가파른 엔화 약세로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 1월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역대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올해 1ㆍ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한 26만716대를 판매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일본계 자동차는 반일 감정으로 점유율이 낮아지자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들어가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동풍닛산의 경우 신형 티아나모델을 기존 구형보다 2만~3만위안 싸게 판매하고 있고 혼다는 베이징 지역에서 어코드 모델을 3만6,000위안 할인 판매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일본계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베이징현대차는 월간 및 분기 최고 실적을 거두고 중국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 11월에는 첫 중국형 모델인 미스트라(중국명 밍투)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스트라는 한국의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한 모델로 중국 내수 고객만을 위해 디자인됐다. 상하이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미스트라는 3공장에서 11월 8,000대를 시작으로 양산에 들어가 내년 10만대를 생산 및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중 중국 전용 모델을 출시하는 업체는 베이징현대차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