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FTSE 선진국지수 편입 가시화

한국 증시의 FTSE(Financial times stocks exchange) 선진국지수 편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앞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한 단계 더 레벨 업(Level-up)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만성적인 주가할인(Korea Discount) 요인에 시달리던 한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우량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가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장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 높아=한국시장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FTSE지수는 세계적인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영국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립한 FTSE그룹이 발표하는 지수로서, 유럽계 펀드들의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지수를 관장하고 있는 FTSE그룹은 이날 한국시장을 임시관찰대상(Provisional Watch List)에 편입시켰다고 밝혔다. 임시관찰대상 편입은 실제관찰대상 (Watch List)의 전 단계로, FTSE는 오는 9월 실제관찰 편입대상을 발표한 뒤 내년 3월 경 최종 편입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FTSE그룹의 자회사인 FTSE 아시아ㆍ태평양의 폴 후프 사장이 26일 증권거래소를 방문,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 효과는=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이 중장기적으로 외국계 자금을 끌어들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 우량주들이 재평가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FTSE지수의 영향을 받는 투자자금은 2조5,000억 달러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의 유럽계 펀드들은 FTSE지수를 투자 판단의 기초자료로 삼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자금들도 상당 수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원증권은 FTSE지수 편입으로 한국시장에 약 50억달러(5조7,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FTSE선진국지수 편입을 예상하고 유입된 유럽계 자금들도 많아 실제 자금 유입 규모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재료보다는 당시의 경제상황 등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과거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시장으로 시장지위가 변경된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경우 선진시장 편입 이후 외국인 자금비중이 급증세를 보였다. 또 외국인의 시장 참여 확대로 대형주의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수상승은 시장지위 변경과 관련해 두 나라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시장지위 변경 발표가 있었던 지난 97년5월부터 실제로 시장지위가 변경된 98년1월까지 7개월 동안 18%, 시장지위 변경 이후 4개월 동안 무려 49%의 추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그리스의 경우 시장지위 변경 발표가 있던 2000년7월부터 시장지위 변경일까지 10개월간 23%가 떨어졌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가는 “이 같은 현상은 주식시장의 등락이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재료보다 당시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증시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올해 하반기 조정을 받은 뒤 내년 상반기에 재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시점과 맞물리며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진국지수 편입의 득실 꼼꼼히 따져봐야=선진국지수 편입으로 해외 신규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지만 이것이 모든 종목들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ㆍ국민은행ㆍ포스코 등 대형우량주 50개 종목으로 편입대상이 제한되기 때문에 중소형주의 소외 등 주가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머징마켓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던 자금과 달리 선진국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은 수익의 극대화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일부 우량 대형주에 대한 투자에 국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FTSE선진국지수 편입이 주는 효과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며 ““기존 이머징마켓에서 닭 머리가 되는 것이 나은지, 선진국시장에서 소 꼬리가 되는 것이 나은 지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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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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