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ㆍING그룹 등 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구고령화와 조기퇴직 등으로 노후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다음달부터 퇴직연금제가 시행되는 등 한국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현재 200조원 정도로 10년 후에는 1,00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던 자산운용시장이 이처럼 급팽창한 것은 한국특유의 인구구조와 자산운용의 변화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퇴직연금제가 시행되면 자산운용시장은 더욱 팽창하고 투자패턴도 과거와 달리 중장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성장가능성이 높은 국내시장을 외국계 대형금융사들이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진출은 업체간 경쟁을 촉발시켜 요즘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수수료율은 떨어뜨리고 고객의 수익률은 더욱 높게 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 선진금융기법의 도입으로 국내금융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문제는 국내 자산운용업체들의 체력이 너무 취약해 대형자본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금융사의 공세에 국내시장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이미 11개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18%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데 대형금융사가 진출할 경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반면 국내는 46개 운용사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업체가 자본잠식상태일 정도로 기반여건이 취약하다. 물론 최근 들어 국내에도 실력을 갖춘 운용사가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자본금이나 전문인력, 상품개발능력에 있어 외국계에 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본시장통합법을 고쳐 대형투자은행(IB)을 육성하고 자산운용사의 자본금규정을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제는 업계가 나서야 할 차례다. 전문인력의 확보와 양성을 서두르고 합병을 통한 대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과거 준비부족으로 은행과 보험 등 금융시장이 외국계에 장악 당하는 일이 자산운용시장에서 재연되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