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제품 가격분쟁 재연조짐
유화업계 "고유가 지속, 내달초 추가인상"플라스틱업계 "인상땐 대규모 항의 집회"
유화업계가 10월 초 유화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수요처인 플라스틱 업계는 오히려 제품값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 유화제품 가격분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유화업계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대해 플라스틱 업체들은 대규모 항의집회를 예고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29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석유업체 유코스의 중국에 대한 석유수출이 부분 중단되고, 허리케인 ‘아이반’의 영향으로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하는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 국내에 공급되는 유화제품 가격이 톤당 5만원 정도 인상되는 요인이 발생했다. 유화업계는 이에 따라 그동안 국제가격에 비해 낮게 책정된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플라스틱 업계는 플라스틱 완제품 가격은 몇달째 발이 묶인 채 원료가격 인상으로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면서 유화업계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석유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하는 점을 들어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9월 셋째주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전주보다 50달러 내린 톤당 1,150달러, 고밀도폴리에틸렌(HDPR) 가격은 10달러 내린 톤당 1,090달러,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은 75달러 내린 1,3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플라스틱 업체들은 10월에 원료가격이 인상될 경우 대규모 항의집회를 여는 등 강력 대처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업체들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 가격동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계획했으나 산업자원부의 중재로 유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내수경기 부진을 이유로 국제가격에 비해 내수 공급가격을 낮게 책정했다”며 “플라스틱 업계의 요구대로 제품가격을 추가로 인하하거나 동결할 경우 손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계속 내수가격을 국제가격보다 낮게 공급할 경우 국제 무역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9-29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