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대표 CEO]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

발길 닿으면 성과…최고의 야전사령관<br>마케팅에 문화 요소 접목 적극<br>과감한 조직 통합 등 결단력도



박건현(55·사진)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요즘 백화점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고객들이 백화점을 물건만 고르고 구입하는 유통회사가 아니라 '생활 속의 모든 즐거움을 누리는'복합문화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사실 박 대표는 백화점에서 상품을 파는 데 집중해 온 영업전문가 출신이다. 1982년에 신세계 관리부에서 백화점 업무에 첫 발을 내디딘 뒤 신세계 관리부 관리과장, 잡화매입팀장, 전략기획실 운영부장, 영등포점장, 마케팅실장, 광주 신세계점장, 죽전점장, 본점장, 센텀시티점장 등을 맡았다. 특히 신세계 신규점포 출점을 진두지휘하며 최고의 야전사령관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점장을 역임한 광주신세계, 경기점 등은 지역 1등 점포로 올라서며 해당지역의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맡은 점포마다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인 그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열린 경영자'로 유명하다. 최고 일선에 있는 사원이라도 대표를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대표는 지위 고하를 떠나서 누구나 대표의 사무실을 두드리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신세계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다 함께''신나게''멋지게' 일을 하자는 것이다. '다 함께'는 임직원 모두가 똑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똑 같은 생각으로 일했으면 좋겠다는 뜻이고, '신나게'는 어차피 일을 해야 한다면 신명 나게 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멋지게'는 어떤 일을 하든 결과가 잘 나올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결과가 멋지게 나왔다고 평가 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조직은 과감히 통합하는 결단력도 갖췄다. 박 대표는 지난 2009년 대표 취임 후 마케팅과 서비스 혁신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면서 고객전략 본부를 신설했다. 그전까지는 마케팅과 서비스 조직이 각자 움직이는 다른 개념의 부서였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백화점의 마케팅과 서비스는 동일한 생각과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두 부문을 고객전략 본부로 통합한 것이다. 무엇보다 박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 만족'이다. 박 대표는 고객이 100원어치 물건을 샀어도 매장 문을 나설 때는 200원의 만족을 가질 수 있도록 고객을 존중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백화점 마케팅 전략도 문화적인 요소를 접목시키면서 한층 격을 높였다. 백화점 마케팅이 판매촉진을 위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끄는 식이다. 박 대표는 백화점 내 문화홀을 통해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발레, 영화, 아동극, 콘서트, 토크쇼, 전시회, 패션쇼, 재즈, 국악 등 문화의 전 장르를 수용하는 문화공연 마케팅을 강화해 본점에서만 연간 500여회의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최근 제프쿤스 아트 마케팅 등 예술작가들과의 지속적인 콜레보레이션과 유명 전시회 기획을 통해 미술전 행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He is ▦1956 경북 경산군 ▦대구 계성고 ▦영남대 경영학과 ▦기획관리부 관리과 ▦상품본부 잡화매입 차장 ▦천호점 영업1팀장 ▦전략기획실 운영부장 ▦영등포점장 ▦경영기획실 감사팀장 ▦마케팅실장 ▦광주신세계백화점 점장 ▦죽전점장 ▦본점장 ▦부사장
"사원이 즐거워야 모두가 즐거워진다"
●朴대표의 경영 전략 '사원이 즐거워야 고객이 즐겁고 모두가 즐거워진다' '위엄'보다는 '인간미'를 물씬 풍기는 경영자 박건현 대표의 경영 지론이다. 그는 백화점 점장 이·취임식 때마다 길고 장황한 연설 보다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곡명은 태진아의 동반자. 박 대표는 "점포의 모든 임직원이 가족"이라며 "같이 잘 해보자는 생각에서 동반자를 즐겨 부른다"고 말했다. 점장 재직시절에는 즉흥적으로 직원들과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박 대표가 영등포점 점장으로 재직할 당시 당시 최고 인기 드라마인 모래시계가 막 종영될 시점에 전 직원을 데리고 정동진 해돋이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선택이었고 그때 동행 했던 사원들이 지금까지 그때의 추억과 즐거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직원 장기자랑이나 조회 시간에는 사원들이 즐거워한다면 춤과 노래를 마다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사원이 즐거워야 고객뿐 아니라 모두가 즐겁기 때문"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방향으로 전진하게 되고 성공하는 조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가장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채널인'내셔널지오그래픽'이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식 없는 솔직한 모습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수십 년 동안 백화점 영업 업무를 맡으면서다. 백화점 직원이라면 고객과 진실된 교감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백화점 직원과 고객의 관계에서도 '다큐'가 필요하다"면서 "고객의 만족과 기쁨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진실이 담긴 배우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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